Getty Images 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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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삼성전자가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를 육성하기 위해 생태계 활성화 정책과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면서 금융투자업계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과 설비투자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시스템 반도체 육성을 위한 5대 중점대책’을 세우고 관련 분야에서 2만7000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하기로 했다. 전문가들은 “매년 5조원 이상이 비메모리 생산능력 확대에 투자된다”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관련주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설비투자 확대에 주목해야”

하나마이크론·앤씨앤, 패키징 '강자'…알파홀딩스·에이디칩스 등 설계업체 주목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 급격히 늘어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동훈 한국경제TV 파트너는 “5G 시대가 본격화하면 메모리 반도체보다는 비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더욱 커지게 된다”며 “삼성이 2030년까지 비메모리 점유율 글로벌 1위를 목표로 본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나마이크론과 앤씨앤 등을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하나마이크론은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하는 기업이다. 한 파트너는 “비메모리 반도체는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전공정보다 후공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하나마이크론은 대표적인 후공정 패키징 사업을 펼치는 업체”라고 설명했다.

시스템반도체 생산설비 확충 과정에서 스마트팩토리 관련주가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박찬홍 파트너는 “정부는 2025년까지 스마트팩토리를 3만 개 이상 구축하기로 했다”며 “스마트팩토리 관련 장비주로 원익IPS 등을 관심있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원익IPS는 삼성전자 비메모리 생산설비에 전공정 장비를 공급하는 국내 유일의 업체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익IPS는 2017년 삼성전자의 10나노 생산설비 증설투자 당시 600억원 규모의 장비를 공급한 경험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설비투자 확대로 2020년 매출 증가율은 31%, 순이익 증가율은 66%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한솔케미칼·네패스 등도 관심

한솔케미칼은 삼성전자 비메모리 사업부에 핵심 소재(과산화수소, 트리실릴아민)를 공급한다. 특히 비메모리용 과산화수소의 독점적 공급 지위(공급점유율 100%)를 확보하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부터 반도체 전구체인 트리실릴아민(TSA)도 본격적인 국산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한솔케미칼의 올해 비메모리 소재 매출은 작년보다 140% 늘어난 600억원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테크윙과 네패스 등도 비메모리 반도체 관련주로 주목받는다. 테크윙은 반도체 칩을 검사장비로 옮기고, 검사 결과에 따라 등급별로 분류하는 장비인 핸들러를 만든다. 오강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분기부터 국내외 고객사에서 비메모리 핸들러 장비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라며 “올해 핸들러 매출은 189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25%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네패스는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전문 업체다. 반도체를 외부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하고 외부 기기와 연결해주는 반도체 패키징을 전문으로 한다. 세계 최초로 사각 웨이퍼 패널 상태에서 칩을 한 번에 패키징하는 패널레벨패키징(PLP)으로 반도체칩을 양산하는 데 성공했다.

알파홀딩스, 에이디칩스와 같은 반도체 설계 전문기업도 추천 종목으로 꼽혔다. 감은숙 파트너는 “알파홀딩스는 팹리사 회사가 필요한 개발 솔루션 등을 제공한다”며 “시스템 반도체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이뤄지면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매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미·중 무역분쟁 격화로 인한 변동성 확대로 인해 정보기술(IT) 업종 전체가 흔들리는 것은 부담요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중 양국이 협상에 극적으로 타결하면 IT업종의 반등폭도 클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