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4일 발사한 발사체 중 하나는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참관 아래 전날 대구경 장거리 방사포와 전술유도무기가 동원된 화력타격훈련을 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이 밝힌 전술유도무기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일 공산이 크다.

북한이 쏜 것이 ‘발사체’가 아닌 미사일이라면 이는 명백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다. 북한이 또다시 무력 도발이라는 벼랑 끝 전술을 들고나온 것은 하노이 회담 결렬 후 미국과의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지자 미국을 압박, 제재완화 등 양보를 끌어내려는 속셈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번 도발은 어떤 이유로도 용납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발사체의 미사일 여부를 떠나 상호 적대행위 중단을 약속한 ‘9·19 군사합의’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미사일이 맞을 경우 심각성은 더하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번 미사일은 한반도 전역이 사정권이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등 미사일 방어체계도 무력화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한다.

정부의 대응은 너무나 실망스럽다. 4일 청와대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신 안보장관회의를 소집한 것부터 그렇다. 또 6시간이 지난 뒤 발표한 내용도 낮은 수위 대응이었다. 합동참모본부가 처음에는 ‘단거리 미사일’이라고 발표했다가 40여 분 뒤 ‘단거리 발사체’로 정정한 것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든다.

지나치게 북한 눈치를 본다는 얘기가 나올 수밖에 없다. 아무리 정부가 남북관계 개선에 공을 들여왔다고 하지만 이번만큼은 강력하고도 분명한 항의와 경고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야 한다. 지금은 결코 어설픈 ‘북한 달래기’에 나설 때가 아니다. 정권의 성패를 떠나 국가의 안위가 걸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