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화 보는 듯 아름다운 욕조"…빛나는 욕실 만드는 새턴바스
“욕실 제품이 마치 명작 그림을 보는 것 같이 아름답다.” 지난 3월 독일 뮌헨에서 열린 ‘iF 디자인 어워드’의 심사위원단이 새턴바스의 ‘ASSEM’ 컬렉션을 두고 한 평가다.

새턴바스는 산업 디자이너 송승용 씨와 협업한 이 컬렉션으로 부문별 대상 격인 금상을 수상했다. 세계 3대 디자인대회인 iF에서 욕실 제품으로 금상을 받은 것은 국내 기업 중 이 회사가 처음이다.

새턴바스는 1990년 설립된 욕실 전문 제조업체다. 욕조, 세면대, 슬라이드장, 샤워부스 등 욕실 관련 제품을 생산한다. 1990년대 초반 1기 신도시 조성 때 욕실 제품을 납품하면서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회사는 잘나갔지만 정인환 대표(사진)의 고민은 시작됐다. 대기업의 틈바구니에서 새턴바스 같은 중소기업이 살아남으려면 차별화된 경쟁력을 유지해야 해서다.

정 대표가 찾은 답은 욕실을 ‘가치 있는 공간’으로 바꾸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국내 최초로 욕실문화연구소를 설립했고, 업계에서 처음으로 욕실 쇼룸도 선보였다.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카림 라시드와 손잡고 ‘예술작품 같은 고급 욕조’를 출시했다. 자재도 차별화했다. 아크릴계 인조대리석으로 만든 친환경 소재 LAR을 내세웠다. 정 대표는 “아기의 살결같이 희고 부드러운 감촉이 특징”이라며 “도기에서 구현할 수 없었던 다양한 디자인을 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격은 200만~300만원대로 고가이지만 제품의 독창성을 눈여겨본 여러 곳에서 ‘러브콜’이 왔다. W워커힐호텔, 영종도 파라다이스호텔 등 특급호텔과 인천공항, 김포공항, 차병원 등 다양한 곳에 제품을 공급한다.

새턴바스는 해외시장 진출도 적극 타진하고 있다. 최근 미얀마의 포천그룹과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고 양곤 지역에 생산공장을 짓기 위해 준비 중이다. 미얀마 공장을 거점으로 베트남과 캄보디아, 태국 등 인근 동남아시아 국가로 진출할 계획이다.

욕실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가족이 쉴 수 있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공간’으로 바뀔 수 있도록 다양한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고령화 시대에 맞춰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출입구가 넓은 욕실, 어린이 전용 욕실 등 틈새 시장도 파고들 계획이다.

정 대표는 “욕실은 이제 배설의 공간이 아닌 사람들의 생애 주기에 따라 변하는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새턴바스는 지난해 매출 540억원을 올렸다. 회사 이름인 새턴바스는 ‘토성처럼 아름답고 빛나는 욕실’이라는 뜻이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