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4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로즈볼 스타디움에서 방탄소년단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리가 드디어 로즈볼(Rose Bowl)에 왔어요. 만나서 정말 반갑고, 와줘서 고마워요. 함께 공연을 즐깁시다!”

그룹 방탄소년단 리더 RM의 벅찬 인사에 환호성이 극에 달했다. 4일(현지시간) 오후 7시30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패서디나의 로즈볼 스타디움. 관람석을 꽉 채운 6만여 명의 아미들이 아미밤(응원봉)을 흔들며 함성을 질렀다. 방탄소년단의 월드 스타디움 투어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의 막이 오르는 순간이었다.

이날 공연은 새 음반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의 수록곡 ‘디오니소스’로 문을 열었다. 빠른 비트의 반주가 흐르고 노래와 퍼포먼스가 시작되자 열기는 순식간에 수직상승했다. 이어 ‘낫 투데이’를 부른 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인사를 건넸다. 진과 뷔는 “오늘 밤은 정말 행복하다. 아미는 우리에게 완벽한 사람이다. 정말 사랑한다”고 했다.

멤버들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정국은 그네를 타고 스타디움 한가운데를 날아다녔고, 지민은 한층 섹시해진 몸짓으로 아미를 열광하게 했다. RM의 무대가 압권이었다. RM이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원을 그리자 그의 손 끝에서 하트가 태어났고, 종이꽃가루가 더해져 장관을 연출했다. 방탄소년단은 ‘마이크 드롭’을 부를 때는 명품 브랜드 디오르의 옷을 입고 무대에 섰다. 디오르 맨즈웨어의 아트디렉터 킴 존스가 디자인한 의상이다.

아미들은 세 시간 넘게 공연을 즐겼다. 방탄소년단이 다음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에는 파도타기를 하며 장관을 연출했다. 멤버들이 “아미밤에 불을 켜고 들어달라”고 하자 로즈볼 스타디움은 수많은 별들이 빛나는 우주로 변했다.

방탄소년단은 벅찬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뷔는 “월드투어를 하게 해준 아미에게 최고의 표현을 하고 싶은데 찾지 못했다”며 “그냥 사랑한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진은 “우리뿐만 아니라 (아미) 여러분과 함께 공연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최대 공연장인 로즈볼에서 스타디움 투어를 시작함으로써 세계 정상의 보이그룹임을 입증했다. 지난 1일 ‘빌보드 뮤직 어워즈’에서 ‘톱 듀오·그룹’상을 거머쥔 직후여서 이들의 존재는 그야말로 글로벌 슈퍼스타였다. 로즈볼 관중석은 9만 석이지만 무대 설치와 관객 안전 등을 위해 6만 석으로 제한했다. 관람권은 예매 시작과 동시에 매진됐고, 추가한 5일 공연도 전량 다 팔렸다.

지난해 10월 한국 가수 최초로 뉴욕 시티필드에서 스타디움 공연을 시작한 방탄소년단은 이제 스타디움 월드투어로 또 하나의 기록을 추가했다. LA는 방탄소년단을 보기 위해 각국에서 모인 팬으로 가득했다. 지난달 30일부터 LA 라 브리어(La Brea)에 연 방탄소년단 팝업스토어는 종일 장사진을 이뤘다. 로즈볼 스타디움 앞 광장에 차려진 굿즈숍에도 수만 명의 팬이 몰려 물건을 사려는 행렬이 밤 늦게까지 이어졌다.

방탄소년단은 5일 LA 공연 후 시카고(11일) 뉴저지(18일), 브라질 상파울루(25일)를 거쳐 영국 런던(6월 1일), 프랑스 파리(7일), 일본 오사카(7월 6~7일) 시즈오카(13~14일)로 스타디움 투어를 이어간다.

로스앤젤레스=우빈 한경텐아시아 기자 bin0604@tenas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