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도전…가셔브룸 女神이 받아주길"
열 손가락이 없어도 도전을 멈추지 않는 불굴의 산악인 김홍빈 대장(사진)이 장애인 최초로 13번째 8000m급 히말라야 등정에 도전한다. 김 대장이 등정할 곳은 발티어로 ‘빛나는 봉우리’라는 의미의 ‘가셔브룸Ⅰ’로, 파키스탄과 중국 신장성 위구르 자치구 경계에 있다.

김 대장은 2일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인데 네 번은 가기 힘들지 않겠냐”며 “이번엔 꼭 등정에 성공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그는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지만 인간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영역이 있긴 하다”며 “이번 등정은 가셔브룸 여신이 받아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기원했다.

김 대장은 2006년과 지난해 가셔브룸Ⅰ 도전에서 궂은 날씨 때문에 정상을 바로 앞에 두고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그가 이번 등정 일정을 조금 앞당긴 이유다. 김 대장은 “보통 6월에 출국하는데, 날씨가 좋은 한두 번의 기회를 더 엿보기 위해 5월 말에 출국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는 코스별로 치밀한 전략을 세웠다. 크레바스에 빠지거나 눈사태에 휘말리는 위험을 피하기 위해 눈과 얼음이 꽁꽁 얼어 있는 늦은 밤에 등반하고 동이 트기 전 캠프에 도착할 계획이다.

김 대장은 지난해 5월 세계에서 열 번째로 높은 안나푸르나(8091m)를 정복해 장애인 최초로 8000m급 12좌에 올랐다. 이번 등정에 성공하면 히말라야 8000m급 13좌에 모두 오르게 된다. 전체 14좌 중 브로드피크(8047m)만 남겨둔다.

김 대장은 1991년 북미 매킨리(6만194m)를 단독 등반하다가 사고로 열 손가락을 모두 잃었지만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