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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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44조원 규모의 금융시장을 외국 은행과 보험회사에 추가 개방한다. 미중 무역협상 중에 나온 조치다. 미국에 양보해 무역전쟁을 끝내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일 신화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궈수칭(郭樹淸) 중국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은보감회) 주석은 전날 웹사이트에서 정부가 은행과 보험 부문에서 조만간 12가지 추가개방 조치를 할 것이라면서 세부 내용을 공개했다.

당국은 은행의 소유 지분 한도를 없애기로 했다. 외국 기업이 중국 은행을 전면 인수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외국 기업의 규모 제한도 없어진다. 은행이 중국에 지점을 개설하려면 최소 20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해야 한다는 요건 등이 폐지된다.

외국 보험중개회사에 요구하던 30년 이상의 경영 경력과 총자산 2억달러의 조건도 폐지된다. 해외 보험회사도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조치는 외국 기업이 중국 현지 기업과의 합작회사에서 과반지분을 보유할 수 있도록 허가받은 지 몇달 만에 나온 것이다.

궈 주석은 이번 조치가 중국 금융업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과의 무역협상을 의식한 조치로 해석되고 있다. 궈 주석이 새로운 조치를 발표한 날은 베이징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열리고 있었다.

딩솽 스탠다드차타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조치들은 모두 무역협상에서 논의된 것 같다. 무역협상 타결 전에 조치가 발표된 것은 중국의 무역협상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중국은 금융시장 자유화 속도를 높이고 외국에 개방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캐피털증권의 랴오천카이는 "중국은 외국 기업에 금융시장을 추가 개방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 시장을 더 개방하라고 압력을 넣는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