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인구 대국인 중국도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출생률 저하로 인한 인구 감소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요. 중국 인구가 2023년 정점을 찍은 뒤 이후 줄어들 것이란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예상한 인구 감소 시기보다 6년이나 빠른 것이어서 주목됩니다.

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싱가포르 데이터 분석업체 컴플리트 인텔리전스와 홍콩 인구 통계 조사업체 글로벌 데모그래픽스는 최근 내놓은 보고서에서 중국 인구가 2023년에 14억10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는 중국 정부가 예상하는 인구 정점 시기인 2029년보다 6년이나 앞당겨진 것입니다. 중국 국무원 산하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지난 1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인구가 2029년 14억4000만 명으로 최대를 기록한 뒤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 인구는 13억8600만 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습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글로벌 데모그래픽스는 구체적으로 2028년에는 중국 인구가 13억8400만명으로 감소하고 2038년엔 13억2400만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토니 내시 컴플리트 인텔리전스 대표는 “중국 정부가 한 자녀 정책을 너무 늦게 폐지한 나머지 중국의 인구 감소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중국 정부는 급속한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1978년부터 ‘한 자녀 정책’을 시행해오다 2015년 없앴습니다. 이후 중국의 모든 부모는 2명의 자녀를 가질 수 있게 됐지만 출생률은 회복될 조짐을 보이지 않고 있지요. 지난해 신생아 수는 1523만 명에 그쳐 전년보다 약 200만 명 감소해 1961년 이후 가장 적었습니다. 한 여성이 평생 낳을 수 있는 자녀의 수를 뜻하는 합계 출생률은 1.6명에 불과했습니다.

보고서는 15~49세 가임기 여성 수 감소를 출생률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중국의 가임기 여성 인구는 2018년부터 2033년까지 5600만 명 감소할 전망이며 이는 다시 유아 인구의 감소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에 따라 4세 이하 유아 인구가 2017년 8400만 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2.8% 감소해 2033년엔 5740만 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됩니다. 9세 이하 어린이 인구는 2028년까지 2700만 명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장난감, 의류, 유제품, 교육 등 관련 산업의 심각한 위축을 초래할 것으로 보입니다.

인구 전문가인 리처드 잭슨은 “중국은 부유해지기 전에 늙어버릴 가능성이 크다”며 “인구 감소와 심각한 남녀 성비 불균형, 빈약한 복지제도 등은 중국의 성장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천요우화 중국 난징대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내 연구를 포함해 여러 국제 연구기관이 중국 인구가 2025년쯤 증가를 멈추고 줄어들기 시작할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며 “인구 측면에서 볼 때 2025년 이후부터 중국 정부가 큰 과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