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중국 증시가 반등하며 중국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해외주식 중 중국 본토에 상장된 우량주에 투자하는 ETF인 ‘차이나AMC CSI 300 인덱스ETF’의 결제금액은 4억3000만달러(약 4900억원)로 전 분기(2억5000만달러) 대비 70.1% 급증했다. 올 들어 중국 증시가 반등하며 투자 심리가 회복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초 2400선까지 떨어졌던 중국 상하이지수는 지난 8일 장중 3288.45까지 오르며 강세를 보이고 있다. 미·중 무역협상이 막바지에 다다르고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으며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정부는 소득 증가율이 둔화되는 가운데 소비 활성화를 위해 자산 가격을 부양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며 “주가 상승 역시 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정책적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주식과 채권을 합친 외화증권 결제금액은 378억9000만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식 결제금액 상위 국가는 미국(62억4000만달러), 홍콩(14억9000만달러), 중국(4억6000만달러), 일본(4억3000만달러), 독일(1억8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 전 분기 5위였던 베트남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외화주식 결제대금은 91억7000만달러(약 10조6000억원)로 전 분기보다 24.8% 늘었다.

개별 종목 중 결제금액 1위는 아마존이 차지했다. 다만 결제금액은 5억5000만달러로 전 분기(6억2000만달러) 대비 11.5% 감소했다. 알리바바그룹홀딩스, 알파벳A는 10위권 밖으로 떨어졌다. 개별 종목보다 펀드 매매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제금액 상위 10개 종목 중 6개가 ETF 등 펀드였다. 전 분기 4개에서 50% 늘었다.

해외직구족은 아마존(7억300만달러)을 가장 많이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골드윈(5억9600만달러), 장쑤 헝루이 의약(3억9200만달러), 텐센트홀딩스(2억8200만달러), 일본제철(2억8100만달러) 등도 꾸준히 보유량이 늘어나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베트남 시장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베트남 VN30지수를 추종하는 ETF인 ‘VFMVN30 ETF 펀드’(1억7800만달러)는 처음으로 10위에 올랐다.

채권 결제금액은 주식보다 더 빠르게 증가했다. 287억2000만달러로 전 분기 대비 61.3% 증가했다. 유로시장(232억9000만달러)이 압도적 1위인 가운데 미국(53억달러), 브라질(1억달러) 채권 결제도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