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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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지난 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이후인 15일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볼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란다"며 4차 남북정상회담 추진을 공식화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으며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김 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다는 '추가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톱다운 대화'가 재개되려면 먼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이 북미 간 중재자로서 취할 수 있는 다음 카드는 무엇일까. 아리랑 TV < Peace & Prosperity >에서는 최순미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 등 전문가들이 출연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진행된 7번째 한미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해석해 본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3월에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문제로 인해 미국 측에 불편한 목소리들이 나왔는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는 이 부분을 적극적으로 제기하지 않아 자연스럽게 한미공조가 강화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면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 간 보다 밀접한 의사소통과 정책 공조를 해 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가 충분히 발신되었다"고 평가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해야 된다는 ‘빅딜’ 원칙에 대해서는 양보를 하지 않았지만 비핵화 협상이 단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는 ‘스텝 바이 스텝’ 입장을 다시 표명한 것이 성과”라며 “한미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을 바탕으로 남북정상회담을 진행한다면, 비핵화의 새로운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 조언했다.

최순미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에 대해 ‘린치핀’이라는 상징적인 말을 하며 회담 내내 한미동맹이 공고하다는 걸 강조해야겠다는 기조로 대화에 임한 것 같다”면서 “한국정부 입장에서는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하나의 안심할 수 있는 성과를 거둔 것”이라 설명했다.

그리고 김 위원장이 최근 시정 연설에서 우리 정부를 향해 ‘'중재자'나 '촉진자' 행세를 하지 말고 '당사자'가 돼라’며 불만을 표시한 것에 대해서는 “우리 정부에게 ‘미국 편에 서지 말고 북한 편에 서서 적극적으로 대북제재 해제를 설득하고 해결해 달라’며 다시 한 번 강조하는 의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어,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을 추진하자는 의견에 대해서 “외교라는 것은 물밑작업과 같은 정교한 설득의 과정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3자가 만나서 공개적으로 다 이야기하는 게 반드시 좋은 방향으로 대화가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한국이 미국과의 대화 그리고 북한과의 대화를 별도로 진행을 하면서 더 섬세하게 조율을 하고 중간자의 입장에서 감정이 섞이지 않은 대화들을 해나가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것”이라 소회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6월말 G20 정상회담을 계기로 남북미 3자 정상회담이 추진될 것이란 전망에 대해 “남북미가 만나려면 한국과 북한이 먼저 만나 북한의 비핵화 입장을 듣고 미국에 전달하는 등의 선결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하노이 회담 때도 두 정상간 정확한 대화가 이뤄지지 않은 것을 보면 정상 간 만남은 실무적으로 굉장히 섬세하게 조율을 해야 하는 부분이라 6월 말에 3자 정상회담을 진행한다는 것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아리랑TV < Peace & Prosperity > 4회는 19일 오전 7시 30분 방송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