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 매각 순조롭게 진행돼도 여러 달…상황 따라 가변적"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한 데 대해 "채권단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듯하다"고 15일 말했다.최종구 위원장은 이날 금융위원회와 금융연구원이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개최한 '오픈뱅킹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직후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했다.이런 발언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담은 수정 자구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한 이후 나온 정부·채권단의 첫 번째 반응이다.최 위원장은 "(아시아나 매각에 대해) 채권단이 어떻게 할지 입장을 제가 아직 듣지 못했다"면서도 "금호 측이 회사를 살리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이므로 채권단이 아마 금호 측의 결정을 상당히 긍정적으로 평가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발언했다.그는 향후 매각 절차에 대한 질문에 "채권단이 (자구계획을) 받아들일 경우에 MOU를 체결하고 직후 매각 절차가 시작되지 않을까 한다"면서 "다만 아시아나가 작은 회사도 아니어서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이어 "순조롭게 진행이 된다 하더라도 여러 달 걸릴 것이고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가변적인 부분도 있다"면서 "어느 방향으로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아 기다려볼 수밖에 없다"고 부연했다.아시아나를 매각하는 것이 아닌 산은의 출전전환으로 귀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런 문제는 지금 얘기할 때가 아니다"면서 "자세한 부분은 채권단과 협의 과정을 통해 정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최 위원장은 금호아시아나에 대한 지원 규모의 경우 "채권단이 패키지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정확한 금액을 말씀드릴 단계가 아니다"고 설명했다.금호아시아나 박삼구 전 회장과 아들 박세창 아시아나IDT 사장은 이날 오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이동걸 회장을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의사를 전달했으며, 곧바로 매각 방안을 담은 수정 자구계획을 냈다.산은은 금호아시아나 측이 제시한 수정 자구계획 검토를 위해 채권단 회의를 이날 오후 개최할 예정이다./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통해 사세가 중견기업 수준으로 급격히 쪼그라들 전망이다. 계열사는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 등 3곳만 남게 된다. 그룹이라는 이름을 붙이기도 애매한 수준이다. 한때 재계 7위가지 올랐던 회사의 위상도 60위권으로 밀려날 것으로 보인다.금호그룹의 알짜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은 1988년 창립한 이래 성장을 거듭해왔다. 83대의 항공기를 운용하면서 22개국 64개 도시에 76개 국제선을 운영하는 항공사로 커졌다. 지난해 기준 매출은 6조2012억원이다. 그룹 전체 매출(9조7329억원)의 64%를 차지한다.자산 규모 또한 그룹 총자산과 비슷한 규모다. 아시아나항공의 지난해 말 별도 기준 자산은 6조9250억원으로 그룹 총자산인 11조4894억원의 60%를 차진한다. 그룹에서 가장 비중이 큰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그룹 전체 자산 규모의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되는 셈이다.금호그룹 자산 규모가 4조5000억원대로 주저앉으면 재계 60위권으로 밀려날 전망이다. 지난해 재계 순위 59위인 유진의 자산 규모는 5조3000억원이다. 60위 한솔은 5조1000억원이다.금호그룹은 박삼구 전 회장이 2002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본격적인 사세 확장기를 맞았다. 공격적인 경영을 통해 2006년 대우건설, 2008년 대한통운을 잇따라 인수했다. 당시 그룹의 자산 규모는 26조원까지 불어났고 재계 순위 7위까지 올랐다.하지만 무리하게 추진한 계열사 인수로 그룹 전체가 위기를 맞았다. 차입금 규모가 늘어난 데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닥치면서 그룹 전체가 유동성 위기에 처했다. 금호그룹은 2009년 재무구조 악화로 워크아웃에 들어갔고 경영권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넘어갔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은 매각됐다.박 전 회장은 2015년 금호산업을 다시 인수하면서 그룹 재건에 나섰다. 하지만 금호타이어 인수 작업이 자금 압박으로 무산되면서 그의 꿈은 무산됐다. 재계 안팎에선 박 전 회장의 무리한 차입 경영이 결국 그룹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을 매각에 이르게 한 중요 원인으로 지적한다.아시아나항공도 설립 이후 적자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2016년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수익이 개선됐다. 매출은 2016년 5조7635억원, 2017년 매출 6조5941억원을 기록했고 지난해엔 7조1833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2016년 2564억원에서 2017년 2456억원을 거뒀다. 지난해엔 282억원에 그쳤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을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은 시장 가격으로 약 3000억원에 해당한다.이사회 결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주간사 선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청한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커졌다.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다.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00억원이다.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1조3200억원이다.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수혈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을 거부했다. 박 전 회장 등 금호 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는 이상 지원은 힘들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부인하는 주이다.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만 남게 된다.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그룹 매출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사세는 중견기업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수직계열화해 지배하는 구조다. 박삼구 전 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은 금호산업의 지분 45.30%를 보유하고 있다.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