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 사진=연합뉴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 아시아나항공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15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금호산업 이사회 의결을 거쳐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매각을 결정했다. 금호산업은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분은 시장 가격으로 약 3000억원에 해당한다.

이사회 결정에 따라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주간사 선정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의 절차를 거치게 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아시아나항공 매각으로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요청한 5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25일 만기가 돌아오는 6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상환해야 하는 등 유동성 위기에 몰려 있다.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3조4400억원이다.이 가운데 1년 안에 갚아야 할 단기차입금만 1조3200억원이다.

금호아시아나는 지난 10일 채권단에 박삼구 전 회장의 영구 퇴진과 박 전 회장 일가의 금호고속 지분에 담보 설정,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매각 등을 조건으로 5000억원의 자금수혈을 요구한 바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미흡하다"며 금호아시아나의 자구계획을 거부했다. 박 전 회장 등 금호 일가가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지 않는 이상 지원은 힘들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아시아나항공이 시장에 매물로 나오게 되면서 SK그룹과 한화그룹, CJ그룹, 애경그룹 등이 인수전에 뛰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해당 기업들은 부인하는 주이다.

아시아나항공이 매각되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건설회사인 금호산업과 금호고속, 금호리조트만 남게 된다. 그룹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나항공이 떨어져 나가면 금호그룹 매출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사세는 중견기업 수준으로 축소될 전망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박 전 회장이 '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으로 수직계열화해 지배하는 구조다. 박삼구 전 그룹 회장이 최대주주인 금호고속은 금호산업의 지분 45.30%를 보유하고 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