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강경·온건파 연쇄 면담…북미 정상 간 대화 계기마련 협조 당부문대통령 "톱다운 성과 필요"…폼페이오·볼턴 "다각적 대화노력""한국 측과 긴밀히 공조해달라"…곧 트럼프와 '단계적 보상' 협의미국 워싱턴DC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오전 백악관 영빈관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을 잇따라 접견했다.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전날 미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이날 정오부터 시작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에 앞서 폼페이오 장관·볼턴 보좌관을 50분간 만난 데 이어 곧바로 펜스 부통령을 면담하고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진전을 위한 미국 정부의 협조를 당부했다.특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기 위한 과정에서 이를 추동하기 위해 북한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하고 이에 미국이 부분적 제재해제를 핵심으로 한 보상을 하는 이른바 '조기 수확(early harvest)' 방안에 관해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펜스 부통령·볼턴 보좌관과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정책과 관련해 미국 정부 내에서 매파와 협상파를 대표하는 인물들로, 문 대통령이 이들을 동시에 만나는 것은 미 정부 차원에서 한미 정상 간 톱다운 대화를 한 목소리로 뒷받침해달라는 의중으로 해석된다.외교 의전상 정상회담 직전에 상대국 각료와 참모를 먼저 면담하는 것은 이례적이다.문 대통령은 1차 북미정상회담이 한때 취소됐던 작년 5월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기 전에도 폼페이오·볼턴 두 사람을 먼저 만난 바 있다.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을 만나 "미북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하고 톱다운 방식으로 성과를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실제로 그것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고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최근 한반도 정세와 향후 미북 간 대화를 견인하기 위한 한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했고,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으로부터 하노이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측의 평가와 대응방안을 청취했다.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여정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기여한 점과 노고를 높이 평가했다.그러면서 두 사람이 북핵 문제를 비롯한 다양한 현안에 한국 측 카운터파트와 긴밀히 협의하고 있는 점에 대해 사의를 표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문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의 공헌으로 한미동맹이 더 견실해지고 있다"며 "계속 한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긴밀히 공조·협의해달라"라고 당부했다.이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대화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겠다"며 "여러 수준에서 다각적인 대북 대화 노력을 경주하겠다"고 언급했다.앞서 폼페이오 장관은 그간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는 대북 제재해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표명하다 전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전에도 대북제재를 일부 해제할 수도 있다는 전향적인 입장을 밝혔다.그는 청문회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떤 제재도 해제돼서는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는가'라는 물음에 "그 부분에 약간의 여지를 남겨두고 싶다"고 답했다.그러면서 "때로는 특수한 경우가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기에 올바른 일이라 여겨지는 실질적 진전이 이뤄질 경우"라고 부연했다.두 면담에는 우리 측에서는 청와대의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김현종 2차장·윤도한 국민소통수석, 최종건 평화기획비서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윤제 주미대사가 배석했다.미측에서는 펜스 부통령 면담에는 키스 켈로그 부통령 국가안보보좌관, 니콜라스 스나이더 부통령 아시아담당 보좌관,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국가안보회의(NSC)의 앨리슨 후커 한반도 보좌관과 매슈 포틴저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 면담에는 미측에서 스티브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후커 보좌관과 포틴저 선임보좌관이 배석했다.문 대통령은 이후 미국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부부를 동반한 단독회담에 이어 소규모 회담, 업무 오찬을 겸한 확대회담을 잇따라 열고 최대 쟁점인 '단계적 보상' 방안 등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역대 한국 정상 중 대통령 부부가 오벌오피스에 초대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김정숙 여사와 멜라니아 여사는 사진 촬영만 하고 별도 오찬을 위해 퇴장한다./연합뉴스
민주 "한반도 평화 위한 한미 공동노력 환영…한국당도 동참하라"한국 "北 비핵화 확인할 수 있는 동맹 간 합의 얻어와야바른미래 "'부부동반' 제안한 트럼프, 긴밀한 대화 피한 건가"12일 새벽 열리는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11일 여야 정치권에서는 기대와 우려의 전망이 교차했다.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성공적인 회담을 기대했고,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우려 섞인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 브리핑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한미 간 공동노력이 지속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이어 "민주당도 이에 발맞춰 한반도 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한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한국당도 한반도 번영을 위한 평화의 발걸음에 적극 동참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서면 논평에서 "'부부동반 회담'이라는 틀 안에서라도 우리가 원하는 바를 얻어낼 수 있도록 문 대통령의 전략과 지혜를 기대한다"며 "문 대통령이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킨 인물로 역사에 남기를 진정 바란다"고 강조했다.정의당 최석 대변인은 논평에서 "한국당이 훼방을 놓아 더 힘든 상황이지만, 국민이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문 대통령이 꼭 기억했으면 좋겠다"며 "한미정상회담의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고 밝혔다.반면 한국당 민경욱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확인할 수 있는 분명한 방법에 대해 동맹 간 합의를 얻어오기를 바란다"며 "이번 정상회담으로 우리 정부가 '북한에 끌려다닌다'는 국민들의 우려와 비판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밝혔다.바른미래당 이종철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부부동반' 면담을 제안했다는데, 혹여라도 문 대통령과의 긴밀한 대화를 우회적으로 피한 것인지 의아하다"며 "이번 회담이 문 대통령의 과욕으로 인해 성급하게 잡힌 것이라는 억측과 기우가 사실이 아니길 바란다"고 했다./연합뉴스
청와대는 강원도 산불 당일 문재인 대통령의 행적과 관련한 ‘가짜뉴스’에 대해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사진) 명의로 고발한다고 11일 밝혔다. 일부 극우 유튜브 채널방송의 대통령에 대한 가짜뉴스가 도를 넘어섰다는 판단에 따라 적극 대응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고민정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노 실장 명의로 본 사안에 대해 고발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노 실장은 청와대 내에 허위조작정보 대응팀을 구성해 가동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노 실장은 이날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강원 산불화재 당일 대통령 행적에 대한 허위조작정보에 대해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엄정한 법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고 부대변인이 전했다.청와대가 지목한 가짜뉴스는 문 대통령이 산불이 발생한 지난 4일 저녁 ‘신문의 날’ 행사를 마치고 ‘언론사 사장과 술을 마셨다’ ‘보톡스 수술을 했다’ 등의 내용이다. 고 부대변인은 지난 9일 가짜뉴스 최초 유포지로 유튜브 방송인 ‘진성호 방송’과 ‘신의 한수’를 거론하며 “청와대는 취할 수 있는 모든 조치로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청와대가 고발에 더해 대응팀까지 구성하며 가짜뉴스에 강력 대응에 나선 것은 왜곡된 주장이 증폭돼 자칫 국민에게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보인다.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