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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론] 기업경영 부담 늘리는 정책 요인 걷어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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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산·투자·소비 '흔들'…수출도 4개월째 추락
    내부적 경쟁력 약화에다 정책실패 파장 큰 탓
    기존 기업 경쟁력 높이고 산업구조 전환해야

    신세돈 < 숙명여대 교수·경제학 >
    [시론] 기업경영 부담 늘리는 정책 요인 걷어내야
    얼마 전 통계청이 발표한 2월 산업활동 동향은 경악스러웠다. 생산·투자·소비의 ‘트리플 마이너스’도 그렇거니와 투자, 동행지수 및 수출의 추락 기간이 역대급을 넘어서고 있다. 설비투자는 7개월 연속 하락했고 건설투자는 8개월 연속 떨어졌다. 분기별로 따지면 4분기 연속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하락한 셈이다. 설비투자가 4분기 혹은 그 이상 연속 하락한 것은 1998년 외환위기 때(5분기)와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금융위기) 때 그리고 2003년 카드대란 때 각각 4분기 하락했을 뿐이다.

    동행지수순환변동치도 11개월 연속 내리막이고 선행지수도 9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1970년 이래 동행지수가 11개월 혹은 그 이상 연속 떨어진 적은 딱 한 번, 외환위기 때였다.

    [시론] 기업경영 부담 늘리는 정책 요인 걷어내야
    수출마저 4개월 연속 마이너스다. 1960년 이후 지금까지 약 60년 동안 수출 증가율이 4개월 혹은 그 이상 연속해 마이너스였던 적은 이번을 포함, 꼭 여섯 번 있었다. 2015년 1월부터 다음해 7월까지 19개월, 정보기술(IT) 거품 충격이 있었던 2001년 3월부터 다음해 3월까지 13개월,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발생한 2008년 11월부터 2009년 10월까지 12개월, 2차 석유파동이 있었던 1974년 10월부터 1975년 6월까지 9개월 그리고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8년 5월부터 12월까지 8개월간 수출 증가율이 연속으로 마이너스였다. 그런 만큼 지금 4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수출 부진은 절대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지난 여섯 번의 수출 마이너스 기간 중 IT 거품 붕괴(2001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2008년), 2차 석유파동(1974년), 외환위기(1998년)의 네 번은 명백한 외부 충격 요인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의 수출 부진은 뚜렷한 외부적 요인이 없는 가운데 주로 내부적인 경쟁력 약화 요인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2015년 1월부터 19개월 지속된 수출 부진과 매우 비슷하다.

    2015년 1월 이후 역대 최장기간(19개월) 수출이 마이너스 성장한 것은 일본 아베노믹스(아베 신조 총리의 경제정책)에 따른 엔화의 과도한 절하(달러당 80엔→120엔)나 중국 위안화 약세(2014년 11월 달러당 6.12위안→2015년 12월 6.49위안)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국 정부의 ‘474 정책’ 수행에 따른 원화강세 정책이 한국 제조업의 국제 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린 탓이 컸다.

    최근의 수출 부진도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을 받은 것이지만 그보다는 내부적인 경쟁력 약화에다 경영 애로를 겪게 하는 정책적 요인이 더해진 게 주된 원인으로 보인다. 즉,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정부의 노동시장 개입에 따라 많은 공장이 문을 닫거나, 국내투자를 포기하거나, 해외로 이전하는 데 따른 것이다. 이 점에서 2015년 직후의 원화강세 정책에 의한 경쟁력 약화에서 비롯된 수출 부진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2016년 하반기 이후 2017년까지 지속된 반도체 특수가 없었더라면 2015년 이후 19개월간 지속된 수출 부진은 2018년 하반기 이후의 수출 부진으로 연결됐을 가능성이 높다. 즉, 2015년 시작된 원화강세에 따른 경쟁력 약화와 장기적 수출 부진이 반도체 호황에 잠시 가려졌다가 최저임금 인상과 같은 경영애로 요인과 함께 불거진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 경제를 살리는 근본 처방은 제조업과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불확실성과 리스크가 높은 창업 지원 혹은 미래형 산업의 지원도 좋지만 기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설비 현대화 지원, 생산인력의 첨단기술 교육 지원, 전통 제조업의 미래형 산업으로 구조 전환 촉진이 더 시급하다는 것이다. 없는 것을 새로 만들려 하지 말고 있는 것을 지키고 다듬고 개선하는 게 더욱 중요하다. 이와 함께 2010년에 비해 20% 정도 과도한 원화의 ‘실질환율 고평가’를 해소하는 방책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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