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ADVERTISEMENT

    [사설] 변죽만 울린 금융 샌드박스, 진짜 풀어야 할 규제는 따로 있다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위원회가 금융 규제 샌드박스 후보로 접수된 105건 중 19건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다. 핀테크 업체들이 신청한 모바일 앱을 통한 대출상품 비교 서비스처럼 눈에 띄는 것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금융위는 지속적으로 규제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항, 신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융합 성격의 서비스 등의 기준들을 활용해 우선심사 대상을 선정했다지만, 그렇게 보기엔 굳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야 하는지 의아한 게 많다. 알뜰폰 사업을 통한 금융·통신 융합,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 환전·현금 인출 서비스,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 개인 가맹점을 통한 QR 결제 서비스 등이 그런 사례들이다. 규제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시행이 가능한 서비스들로 보인다.

    금융 규제 샌드박스가 변죽만 울리는 건수 위주로 흐르지 않으려면 혁신적 금융 실험이거나 진짜 풀어야 할 금융 서비스가 그 대상이 돼야 한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부처 간 이견으로 다시 논의하기로 했던 가상화폐를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는 금융위의 규제 샌드박스 우선심사 대상에 들어가지 못했다. 관련 법령이나 제도가 없다고 암호화폐나 블록체인을 앞세운 새로운 금융 서비스 실험을 배제한다면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한 취지 자체가 퇴색할 수밖에 없다.

    우선심사 대상에 데이터 기반 금융 서비스가 2건에 그친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법, 신용정보보호법 등 이른바 ‘개·망·신법’에 막혀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들이 꽃을 피우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기존 금융과 차별적인 서비스 제공에 애로를 겪는 것도 데이터 규제와 무관하지 않다. 언제까지 법 개정을 기다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보면 샌드박스를 통해서라도 길을 터줘야 한다. 나아가 은산분리 규제 자체도 샌드박스 대상이 돼야 할 것이다.

    ADVERTISEMENT

    1. 1

      [사설] "경제 나빠진 이유, 잘못된 정책 탓" 국민 목소리 듣고 있나

      국민의 80%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해 ‘수정 또는 중단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는 한경의 설문조사 결과(4월 2일자 A1, 4, 6면)가 나왔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대한 경...

    2. 2

      [사설] "정부가 청년의 삶 고민하는 모습이 안 보인다"

      그제 문재인 대통령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의 청와대 간담회에서 한 청년단체 대표가 “정권이 바뀌었지만 정부의 청년 대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눈물을 터뜨린 모습이 두고두고 씁쓸하다. 그는 &ldq...

    3. 3

      [사설] "시장과 싸우려들지 말라" 일깨우는 관제·협회 앱들의 고전

      전국택시연합회 등 4개 단체가 지난 2월 출시한 택시호출 앱(응용프로그램) ‘티원택시’의 활용도를 보면 시장에서 펼쳐지는 경쟁의 힘을 돌아보게 한다. 4개 단체가 카카오T(옛 카카오택시) 대항마...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