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위메프 홈페이지 캡처
사진=위메프 홈페이지 캡처
중독성 있는 매운맛으로 중국인들이 즐겨 먹는 음식인 마라탕, 마라샹궈가 최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동안 한국에 없었던 새로운 매운맛에 대한 호기심과 TV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중국 본토 음식이 자주 소개된 것이 주요인이란 분석이다.

마라는 육두구, 화자오, 후추, 정향 등을 넣어 매운맛을 내는 향신료로, 매운 중화요리의 대명사인 쓰촨성 요리에 두루 사용된다. '마라'의 마(麻)는 마비를 뜻하고 라(辣)는 매운맛을 의미해 혀를 얼얼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한국인들은 마라를 쉽게 접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국내에서도 마라 전문점이 곳곳에 생겨나고 한국인 입맛에 맞춘 제품이 잇달아 출시하면서 일생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2일 CU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8일 업계 최초로 선보인 마라탕면은 4월 현재 출시 첫 달 대비 91.9%의 높은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면서 누적 판매량 15만개를 돌파했다. 별다른 마케팅이나 광고 없이도 CU의 냉장면 카테고리 스테디셀러인 우동 제품보다 50%나 높은 매출을 보이며 판매 순위 1위에 올라 마라탕의 인기를 증명했다.

마라 음식의 인기는 온라인에서 더욱 뜨겁다. 이커머스 업체 위메프에서 지난해 마라탕 매출은 2017년 대비 90배 늘었다. 마라샹궈와 마라 소스도 각각 145배, 29배 증가했다. G마켓에서는 최근 한 달(2월 14일~3월 13일)간 전년 동기 대비 훠궈소스는 267%, 중화소스·굴소스는 155%, 마라탕소스는 142%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다.

CU를 운영 중인 BGF리테일 관계자는 "마라 요리의 판매량 증가는 낯선 먹거리에 대한 거부감보다 호기심을 갖는 적극적인 소비자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우리 입맛에 맞춘 퓨전 레시피보다 현지 특유의 맛과 향을 살린 먹거리가 유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CU는 간편식부터 안주까지 다양하게 마라를 즐길 수 있는 '중국 마라 시리즈'를 지난달 28일부터 선보였다. 마라면 시리즈 2탄인 '마라볶음면'과 마라를 활용한 이색 간편식인 '매워도#포기마라 비빔밥', '눙물을#참지마라 김밥', '눙물을#참지마라 삼각김밥', '마라새우', '마라족발', '화끈한 마라만두', '꼬불이 마라탕면' 등을 출시했다.

마라 프랜차이즈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2010년 서울 대림점을 시작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라화쿵부'는 전국에 50여 개 가맹점을 보유 중이며 '피슈마라홍탕', '하오판다' 등의 프랜차이즈도 생겨났다. 중국에서 들어온 훠궈 전문점 '하이디라오'도 2014년 서울 명동 1호점을 시작으로 강남, 홍대, 건대, 대학로, 영등포 매장 등에서 성업 중이다.

떡요리 전문점 올떡도 최근 마라탕과 떡볶이를 결합한 신메뉴 '마라떡볶이'를 선보였고 치킨 브랜드 BBQ도 치킨과 마라를 접목시켜 '마라 핫치킨'을 출시했다.

20~40대의 비교적 젊은 개인 사업자들이 운영하는 마라탕 음식점도 크게 늘었다. 서울 대림역, 건대입구, 성남 태평역 등 중국인 특화거리뿐만 아니라 신사동 가로수길, 강남역 일대, 이태원, 연남동 등 젊은 층이 많이 모이는 곳에서 마라탕 전문점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서울대학교 푸드비즈니스랩 소장을 맡고 있는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는 "마라가 인기있는 이유는 매운맛을 좋아하는 한국인들이 그동안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매운맛을 냈기 때문"이라며 "최근 몇 년 사이에 TV에 여행프로그램을 통해 마라탕과 마라샹궈가 소개되면서 실제로 접한 소비자들이 크게 흥미를 가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마라탕과 마라샹궈 중심으로 뉴차이니즈 음식 열풍이 불 가능성도 높다"며 "중국 내륙 본토 음식의 인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마라탕 프랜차이즈 '라화쿵푸'
마라탕 프랜차이즈 '라화쿵푸'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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