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능력보다는 마음가짐
조직을 운영하다 보면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만고불변의 진리임을 다시 깨닫게 된다. 필자는 유명 온라인게임처럼 실제 사람의 능력이나 가치를 수치화해 데이터베이스로 관리하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사람은 개개인의 독자적인 개성과 적성에 따라 그 사람에게 꼭 맞는 역할이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 여럿이 모여 관계를 맺는 사회적인 통념상 이른바 ‘좋은 인재’라는 공감대는 존재하는 것 같다. 조직을 구성하는 ‘좋은 인재’의 전제조건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사람의 특징을 나타내는 용어 중 적성(aptitude)과 태도(attitude)라는 단어가 있다. 둘 다 라틴어인 ‘앱투스(aptus)’에서 기원한다. 일반적으로 업무와 적성이 일치하는 인재는 자신의 업무 영역에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런 인재는 인사평가 결과도 좋고 조직에서 인정도 받는다. 하지만 그런 인재 중 궁극적으로 조직에서 경영진의 위치에까지 올라가는 사람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그 이유는 그 사람의 능력이나 소질보다 또 다른 특징인 태도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어원은 같지만 태도는 사전적으로 개인이 처한 환경에서 상대방에 대한 개인의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지향성을 말한다. 어려운 사회심리학적 용어로 설명할 필요 없이 이른바 ‘개념 있는’ 인재들이 여기에 해당한다. 적성과 태도는 개인의 노력에 따라 어느 정도 계발될 수 있는 특징이다. 그러나 능력과 적성보다는 마음가짐과 태도가 후천적인 노력에 따라 더 쉽게 달라질 수 있다.

일을 하다 보면 언제나 문제점이 발생하기 마련이고 그런 문제점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일’이다. 능력만 있는 사람은 그런 문제점을 빨리 계산해내고 위험 요인을 분석해 그것들을 회피하는 데 능숙하다. 하지만 조직에서 더 필요로 하는 사람은 그런 위험 요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그런 문제점 및 위험 요인을 극복해내고 일을 진행할 수 있을지 대안을 제시할 줄 아는 사람이다.

다른 사람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위험 요인과 장단점을 분석하는 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다.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해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마음가짐 또는 태도에 달렸다. 다양한 구성원이 존재하는 사회에서는 모든 사람에게 각자의 역할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일을 하는 회사에서는 단순히 능력만 있는 사람보다 꾸준히 고민하고 노력하는 태도를 지닌 사람이 훨씬 더 소중하다.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아무나 하지 못하는 것이 ‘마음가짐’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