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공원이 들어선다.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우디 정부는 리야드에 인공 녹지 등을 조성하는 ‘그린 리야드 프로젝트’를 올 하반기 중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극장, 박물관, 골프장, 스포츠경기장, 주거 단지 등을 건설할 계획이다. 당초 사막이었던 지역에 나무 750만 그루를 심을 방침이다. 사우디 정부는 예산 229억달러(약 26조원)를 프로젝트에 투입하고 150억달러 규모의 민간자본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프로젝트 핵심 사업인 ‘살만 국왕 공원’ 조성이 계획대로 완료되면 뉴욕 센트럴파크 면적(3.4㎢)의 4배인 13.4㎢ 규모 녹지가 형성된다. 우리나라 여의도공원 면적(0.23㎢)의 60배, 여의도 전체(2.9㎢)의 4배 수준이다. 공원이 완공되면 리야드 전체에서 녹지가 차지하는 비율은 1.5%에서 9%로 높아진다. 1인당 녹지 넓이도 1.7㎡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권장치의 3배 수준인 28㎡가 된다. 리야드 인근 온도는 2도가량 떨어질 전망이다.

그린 리야드 프로젝트는 탈(脫)석유 시대를 대비해 사우디가 추진하는 사회·경제 개혁 계획의 일환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 정부는 “리야드를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 만들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를 통한 일자리 창출 규모는 7만 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프로젝트 총괄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빈살만 왕세자는 앞서 아버지인 살만 빈 압둘아지즈 국왕과의 불화설이 제기됐다. 프로젝트 발표 전날인 지난 18일에는 살만 국왕이 빈살만 왕세자의 재정·경제 권한 일부를 박탈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신들은 빈살만 왕세자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의 배후로 지목되면서 사우디의 국제 사회 신인도가 추락하고 있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