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 78만명으로 늘어난 삼성전자 "주총장 좌석 두배 늘리긴 했는데…"
20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전자 안살림을 책임지는 경영지원실이 고민에 빠졌다. 민감한 안건 때문이 아니다. 주총장에 직접 참석할 주주가 몇 명이나 될지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서다.

19일 삼성전자와 한국예탁결제원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주는 2017년 말 15만8000여 명에서 지난해 말 78만8000여 명으로 약 5배로 불어났다. 지난해 3월 주식 1주를 50주로 쪼개는 액면분할로 주당 가격이 낮아지면서 개인투자자가 크게 증가했다. 주주가 늘어나면서 생긴 애로사항 중 하나가 주총 장소다. 이번 주총은 액면분할 결정 이후 처음 열리기 때문에 참고할 만한 전례도 없다.

여러 후보지를 검토하던 삼성전자는 올해 주총 장소를 작년과 같은 서울 강남역 인근 서초사옥으로 정했다. 교통 편의 등을 고려한 조치다. 대신 좌석을 400개에서 올해 800개로 두 배가량으로 늘렸다. 주총장 옆에 쌍방향 중계를 할 수 있는 별도 공간도 설치했다. 그런데도 경영진은 혹여나 불미스러운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연일 대책회의를 했다는 전언이다. 분할 이전보다 하락한 주가에 주주들이 불만을 터뜨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회사 안팎에선 삼성전자도 조만간 전자투표 시스템을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가 있다. 전자투표를 도입하면 투표 기간이 최대 10일로 늘어나고, 주총장에 직접 참석해야 하는 불편도 줄일 수 있다. 비용도 최대 500만원으로 대형 주총 장소를 빌리는 것보다 적게 든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법인 2216곳 중 전자투표를 도입한 회사는 1331개(60%)다.

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