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음달 초 갤럭시S10 5G 출시를 확정지으면서 통신 3사도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화 채비에 나선다. 정부에 5G 요금제 인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된 SK텔레콤은 당초 제출했던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를 추가할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의 요금제가 확정되면 KT와 LG유플러스도 비슷한 수준의 요금제를 내놓을 전망이다. 통신 3사는 다음달 초 잇달아 5G 상용화 행사를 연다.
통신 3社도 삼성 발맞춰…내달 초 5G 상용화 선언
세계 최초 5G 상용화 한국이 차지할 듯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첫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와 V50 씽큐 5G를 이르면 이달 말 내놓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제품 안정화 작업이 길어지면서 출시 일자가 늦어졌고 LG전자는 퀄컴으로부터 칩셋을 수급받는 데 문제가 생겼다. 결국 정부는 이달 28일로 예정했던 ‘코리아 5G 데이’ 행사를 취소했다.

이 틈새를 미국이 파고들었다. 미국 최대 통신사인 버라이즌은 다음달 11일부터 시카고와 미니애폴리스에서 5G 스마트폰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통신사와 정부, 제조업체로선 당연히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던 세계 최초 5G 서비스 상용화 타이틀을 빼앗길 처지에 놓였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한국 기업이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하면 시장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물러나는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5G 장관’을 자처할 정도로 ‘세계 최초 5G 상용화’가 혁신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삼성전자가 늦어도 다음달 10일 전까지 갤럭시S10 5G를 출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세계 최초 5G 상용화 타이틀은 한국이 차지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도 ‘세계 첫 5G 스마트폰 출시’를 놓치지 않게 된다. 갤럭시S10 5G 모델은 출시 사전 단계인 국립전파연구원의 전파인증을 지난 17일 통과했다.

통신 3사, 내달 초 서비스 소개 행사

삼성이 5G 스마트폰을 앞당겨 내놓기로 한 만큼 남은 단계는 통신사의 5G 서비스 요금제 책정이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5일 SK텔레콤이 인가 신청한 5G 요금제에 대해 ‘고객선택권을 제한했다’는 이유로 반려했다. 이동통신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요금제 신규 출시나 변경을 하려면 정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KT와 LG유플러스는 신고만 하면 된다.

SK텔레콤이 제출한 요금제는 월 7만~11만원대로 알려졌다. 7만원대 요금제는 150기가바이트(GB)의 데이터 이용을 제공하고 모두 소진한 뒤에는 속도 제한을 걸어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로 파악된다. 정부는 5G 요금제가 높게 책정되면 가계통신비가 오를 것을 우려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초기 5G 가입자가 데이터를 많이 쓰는 ‘얼리어답터’로 예상해 고가 요금제를 위주로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미국 버라이즌은 월 105달러(약 13만원)에 데이터 75GB를 제공하는 요금제를 들고 나왔다.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은 요금제 반려 이후 합의점을 찾기 위해 협의하고 있다. 업계에선 SK텔레콤이 7만원대보다 낮은 구간의 요금제를 추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를 위해 요금제 구성이 필수적인 만큼 곧 합의점을 찾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달 28일 정부 주도 행사가 취소되면서 통신 3사는 다음달 초순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발표하는 행사를 잇달아 열 예정이다. 갤럭시S10 5G 출시 일자와 관계없이 3사 모두 첫째주에 행사를 진행할 가능성이 크다. 통신 3사는 작년 12월 1일 5G 주파수 송출에 앞서 기자 대상 설명회를 열 예정이었지만 11월 24일 KT 아현지사 화재로 무산됐다.

오는 27일 조동호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내달 초 정부 주도 행사가 열릴 가능성은 작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내달 중순이나 하순께 정부와 통신 3사, 제조업체가 모여 공동으로 행사를 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