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지난 13일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석탄발전, 이렇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석탄발전 분야에서 미세먼지를 줄이는 정책을 과감히 펴고 있다는 홍보 글이었다. 여기엔 ‘올봄에만 석탄발전 미세먼지 4700t을 감축하겠습니다’라는 대목이 있다. 4700t은 지난해 석탄발전에서 나온 미세먼지(2만2869t)의 20.6% 수준이다. 청와대 말대로라면 2017년(12.1%)과 작년(15.1%) 감축률을 크게 웃도는 성과를 올해 내는 셈이다. 봄 이후 추가 감축량도 있을 터이니 ‘적어도 에너지 분야에선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지겠구나’ 하는 기대가 생길 만했다.

하지만 4700t은 부풀려진 숫자였다. 올봄 석탄발전 미세먼지가 예년에 비해 많이 감소하는 주된 이유는 ‘계획예방정비 기간 조정’에 있다. 발전소는 1년에 한 번 최소 1주일 이상 가동을 멈추고 계획예방정비를 하는데 보통 봄과 가을에 나눠서 한다. 정부는 이를 3~5월에 몰아서 하도록 했다. 대상은 전체 석탄발전소의 80%에 이르는 48기다. 미세먼지가 심한 봄에 정책 효과를 집중하자는 전략이다. 하지만 정비를 봄에 하면 다른 계절에 그만큼 발전소를 더 돌려야 하기 때문에 연간으로 보면 미세먼지 감축 효과는 ‘제로(0)’다. 일종의 조삼모사인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도 이를 알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예방 정비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 미세먼지 감축량은 2000t 정도”라고 말했다. 정비 기간 조정에 따른 미세먼지 감축량은 2700t 정도지만, 이는 다른 계절에 발전소를 더 돌려야 하는 만큼 연간으로는 감축 효과가 제로이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이런 전후 사정은 쏙 빼놓고 4700t이란 숫자만 홍보했다. 정책 효과를 과장한 것이다.

청와대는 10일에는 페이스북에 ‘한국 경제성장률은 올해 ‘30-50클럽’ 국가 중 1위를 기록할 것’이라고 썼다. 30-50클럽은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가 넘는 나라를 말한다.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이 들어간다. 그런데 지난해 조건을 충족한 한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10~20년 전에 30-50클럽에 들어간 ‘성숙한 선진국’이다. 이런 나라는 우리보다 경제 규모가 훨씬 커서 성장률이 낮을 수밖에 없다. 한 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국가들과 성장률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난센스”라며 “대학생과 중학생의 키 크는 속도를 비교한 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지금보다 나아지려면 사실을 정확히 인식하는 데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왜곡된 정보에서는 아무런 교훈도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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