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육성으로 수술 소견을 기록하고 있다.  /셀바스AI 제공
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육성으로 수술 소견을 기록하고 있다. /셀바스AI 제공
국내 의료기관이 앞다퉈 정보기술(IT)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환자 응대시간 등을 줄여 진료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환자 회전율을 높이고 의료진의 불필요한 수고를 더는 것은 물론 종사자의 감정노동을 완화하는 데도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

인공지능(AI) 기반 음성인식 엔진이 탑재된 셀바스AI의 ‘셀비 메디보이스’는 의사의 음성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하는 의료녹취시스템이다. 지난해 10월 처음 도입한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는 의사가 엑스레이, 자기공명영상(MRI) 등 영상 판독 결과를 신속히 문서화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의사의 녹음 파일을 의무보조기록사가 들으며 녹취록을 작성해야 했다. 지난 1월부터 한림대 동탄성심병원도 의료진의 수술 소견을 실시간으로 문서화해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으로 전송하는 데 이 시스템을 쓰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존 방식보다 세 배 이상 빨리 처리해 의료 문서 작성 부담을 줄이고 환자의 대기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했다.

예약·접수, 진료 상담, 병원 안내 등 환자 응대를 AI 기반 챗봇이 대신하는 병의원도 늘고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웨저가 개발한 의료 챗봇 ‘케어봇’은 2017년 부산대병원을 포함해 지금까지 전국 200여 병의원에 도입됐다. 간호사나 상담원이 맡았던 간단한 환자 응대를 케어봇이 효율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박해유 대표는 “상담 75만 건 중 병원 민원과 예약의 경우 95% 이상이 해결돼 종사자의 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챗봇을 통한 진료 예약 중 30% 이상이 의료기관이 문을 닫은 주말과 야간에 이뤄져 환자도 편리해졌다”고 했다.

똑닥, 엠케어 등 헬스케어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는 환자가 스마트폰 앱(응용프로그램)을 통해 진료 접수부터 수납 및 보험 청구까지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해 환자가 대기실에 머무는 시간을 줄이고 있다. 고승윤 비브로스 이사는 “1차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평균 대기시간이 약 21분인데 똑닥을 사용하면 5~10분으로 감소한다”고 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