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사진)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의 ‘조찬 멘토’를 자처하고 나섰다. 각 계열사 CEO와 단둘이 아침식사를 하며 경영철학을 공유하고 애로사항을 듣고 있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윤 회장은 이달 초부터 박정림·김성현 KB증권 사장, 황수남 KB캐피탈 사장, 김청겸 KB부동산신탁 사장 등 신임 계열사 CEO들과 1 대 1 릴레이 만남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CEO들이 회사를 새로 맡은 지 두 달이 지난 만큼 회사별 현황을 듣고, 그룹 차원에서의 당부와 지원책을 허심탄회하게 의논하는 자리다. 한 KB금융 계열사 CEO는 “처음 연락을 받고 독대 식사에 큰 부담을 느꼈다”며 “하지만 조찬 분위기도 좋았고 그룹 차원에서 우리 회사가 가야 할 방향을 윤 회장과 공유할 수 있는 자리여서 고급 멘토링을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KB금융 관계자는 “공식적인 회의 등 여러 임원과 CEO들이 모인 곳에서는 각자의 애로사항을 말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1 대 1로 만나는 것”이라며 “회사별로 평소 윤 회장이 생각했던 강점과 약점을 과외 선생님처럼 공유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어 “계열사 경영에 방해되지 않도록 업무시간 전 자리를 마무리하기 위해 아침으로 시간을 정한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윤 회장은 이달까지 1 대 1 아침식사를 전 계열사 CEO와 함께한다는 계획이다. 계열사별 경영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기 전에 최대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의도다. KB금융 관계자는 “현장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는 단순한 재무적 목표는 의미가 없다는 것이 윤 회장의 생각”이라며 “앞으로도 두 달에 한 번 정도 각사 CEO와 아침식사를 하거나 차 마시는 시간을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CEO들과의 만남을 통해 자회사별 지피지기(知彼知己)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윤 회장이 기업가치를 올리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