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3050클럽’에 일곱 번째로 진입한 국가가 됐다. 3050클럽은 인구 5000만 명 이상이면서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 이상인 국가를 말한다. 한국 외에 미국 프랑스 영국 독일 일본 이탈리아가 해당한다.

전쟁폐허 후 67弗로 시작…'3050클럽' 7번째 진입
한국은 6·25전쟁 직후인 1953년 1인당 국민소득이 67달러에 불과했다.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국가보다도 낮았다. 박정희 정부가 들어선 1961년에는 82달러로, 가나(179달러)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1인당 국민소득 증가세는 차츰 가팔라졌다. ‘한강의 기적’으로 불리는 압축적인 경제성장을 일군 결과다. 1인당 국민소득은 1963년(104달러) 100달러를 돌파한 데 이어 1977년(1047달러)에는 1000달러를 넘겼다. 1994년에는 1만168달러를 기록하며 1만달러대에 진입했다. 한국은 1인당 국민소득 1만377달러를 달성한 1996년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29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하기도 했다. 1인당 국민소득은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7989달러) 1만달러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지만, 이듬해 다시 1만달러대로 복귀한 뒤 2006년에는 2만달러대로 올라섰다.

3만달러로 가는 길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2008∼2009년 2년 연속 1인당 국민소득이 쪼그라들었다. 2010년부터는 2015년 한 해를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한 결과 지난해 마침내 3만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이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3만달러로 진입하는 데 걸린 기간은 12년이다. 3050클럽 중 프랑스·이탈리아(14년)보다는 짧았지만 독일·일본(5년), 미국(9년), 영국(11년)보다는 길었다.

1인당 국민소득 3만달러대에 올랐다가 고꾸라진 국가들도 있다. 스페인 그리스 키프로스 등은 한때 3만달러를 넘었다가 2만달러대로 떨어져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독일은 1995년 3만달러를 넘었다가 1998년 2만달러대로 추락한 뒤 2004년에야 3만달러대로 복귀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