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내에 비타민D(25-하이드록시 비타민D3)가 충분한지 아닌지를 혈액검사가 아닌 모발 분석으로도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개발됐다.

아일랜드의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Trinity College Dublin)의 리나 즈가다 역학 교수 연구팀은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liquid chromatography mass spectrometry)으로 모발에 축적된 비타민D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가 23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연구원 3명 중 2명은 정수리, 다른 1명은 턱수염에서 채취한 모발 샘플을 1cm 길이로 잘라 물에 씻어 말린 뒤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법으로 모발에서 비타민D를 추출해 냈다.

모발은 비타민D의 농도가 11.9~911pg/mg(밀리그램 당 피코그램), 턱수염은 231pg/mg로 나타났다.

이는 체내 비타민D의 양을 모발 분석으로도 측정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전통적인 혈액검사는 검사 시점의 혈중 비타민D 수치를 보여주지만, 모발 검사법은 몇 달간 축적된 비타민D의 수치를 나타낸다.

모발은 매달 약 1cm씩 자란다.

따라서 자라면서 점점 많은 양의 비타민D가 축적되기 때문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혈중 비타민D 수치가 높을 땐 많이 쌓이고 혈중 수치가 낮을 땐 적게 쌓인다는 것이다.

다만 모발의 색과 굵기 그리고 머리 염색제의 사용 같은 다른 요인들이 모발 속의 비타민D 농도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비타민D는 뼈 건강을 지켜주는 영양소로 알려져 있지만 부족할 경우 우울증, 심혈관질환, 염증, 당뇨병, 암 위험도 커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비타민D는 태양의 자외선에 노출된 피부를 통해 체내에서 합성된다.

그래서 별명이 '햇볕 비타민'(sunshine vitamin)이다.

햇볕 노출을 통해 우리 몸에 필요한 비타민D의 90%가 공급된다.

매일 피부의 10%를 자외선에 15~30분 노출하는 것만으로도 체내에서 충분한 비타민D가 만들어진다.

식품 중에는 기름 많은 생선(연어, 참치, 고등어), 간, 계란 노른자, 치즈 등에 들어있으며 비타민D가 첨가된 시리얼과 우유 그리고 비타민D 보충제를 통해서도 섭취가 가능하다.

이 연구결과는 영양학 전문지 '영양소'(Nutrients) 최신호에 게재됐다.
"비타민D, 혈액 아닌 모발로도 측정 가능"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