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 지배를 정의로 착각해서는 안 돼"
'MBC 전 경영진 유죄' 판사 "서로 편 나누는 사회 없어져야"
노동조합 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로 기소된 MBC 전 경영진에게 유죄를 선고한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 김성대 부장판사는 선고에 앞서 "권력을 잡으면 자신이 정의를 추구한다고 생각하는데 권력과 지배를 정의로 착각해서는 안 되고 그것들이 정의가 될 수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김 부장판사는 19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안광한 전 MBC 사장 등에 대한 선고 공판에서 "재판을 진행하면서 (많은 것을) 썼다가 지웠다가를 반복했다.

판결문에 기재할 수 없는 내용이라 간단히 지금 말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부장판사는 "우리 사회는 정치적으로 상당히 양분됐고,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며 "정치 권력에 의해서 구성원들에게 엄격한 단죄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법을 가장한 단죄라고 하는 것이 결국은 옳은 단죄인가 아닌가에 대해서 최종적인 판단을 법원에서 할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는 이념성을 거부하지만 (이러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것이) 법관의 숙명"이라고 말했다.

김 부장판사는 법관의 판결에 대해서도 편을 나눠 단죄하는 것에 대한 문제점도 지적했다.

그는 "법원의 판단은 법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에 의해서 단죄를 받는다"며 "정치권과 일반 여론에 의해서도 단죄를 받는다.

단죄는 실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법관을 강제로 본인 의사와 상관없이, 의도도 묻지도 않고 별도(의 편으로) 소속시키는 것과 같은 단죄가 해결돼야 한다"며 "근본적으로 서로 편을 나누는 사회구조가 점점 없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부장판사는 "이번 판결은 순수하게 법적인 측면에서만 고려하고 판단했다"며 "성향, '~이즘', '편' 등은 철저히 배제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선고 공판에서 노조지배·개입을 위한 노조원 부당전보와 노조 탈퇴종용, 노조원 승진배제 등의 혐의로 기소된 안 전 사장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김장겸 전 MBC 사장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