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의 중국이 저출산으로 급속히 성장 동력을 잃고 있다. 지난해 출생아 수가 196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는 등 과거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게 출산율이 떨어지면서 중국 경제의 주요 리스크로 떠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현지시간) “중국이 1980년부터 시행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면서 출산을 부추기고 있지만 저출산·고령화 흐름을 막지 못하고 있다”며 “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에서는 1523만 명이 태어났다. 연간 출생률은 1.094%(인구 1000명당 10.94명)에 그쳤다. 2017년보다 200만 명 줄었고, 당초 예상치보다 30% 적은 수준이다. 중국 정부는 출생률을 높이기 위해 2016년부터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을 폐기하고 두 자녀 정책을 전면 시행 중이다. 하지만 하락세에 접어든 출생률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에 따르면 중국의 총인구는 2030년 14억4000만 명을 정점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고령화다. 지난해 기준 만 16~59세 인구가 8억9729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64.3%를 차지했다.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7.9%에 달했다. 시장조사기관 인텔리전스리서치그룹은 2030년께 중국의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3억 명에 달하며 초고령국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연금제도부터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인의 평균 퇴직연령은 여성 55세, 남성 60세로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궈타이쥔안증권은 2020년까지 중국의 연금 부족액이 1조1000억위안(약 166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 규모는 2025년엔 3조8000억위안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