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8명 설문조사
"최저임금 여파 직원 줄여" 47%
"부족한 일손은 가족으로" 55%
이는 한국경제신문이 소상공인연합회를 통해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전국 소상공인 44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다. 설문응답자는 도매 및 소매업 종사자(50.2%)가 가장 많았고 이어 외식업(17.1%), 제조업(4.1%) 순이었다.

올해 10.9% 인상된 최저임금이 소상공인업계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의견이 93%에 달했다. ‘매우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69.3%, ‘다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대답은 23.3%였다. 긍정적으로 응답한 소상공인은 3%에 머물렀다. ‘영향이 없다’는 응답은 4.5%였다.
최저임금 인상이 일자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최저임금 인상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느냐’는 질문(복수응답)에 ‘기존 인원을 줄였다’는 응답이 절반에 가까운 47.0%에 달했다. ‘신규 채용을 축소하거나 취소했다’는 응답은 18.1%였다. ‘아르바이트 시간을 쪼개겠다’는 응답은 20.4%였다. 부족한 일손은 본인의 근로시간을 늘리거나 가족으로 메웠다는 답변도 절반이 넘는 54.9%였다. 세 곳 중 한 곳꼴로 기존 직원의 근무시간을 줄였다(33.3%)고 했고, 최저임금 인상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겠다는 곳(10.9%)도 있었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대책에 실효성을 느끼지 못하는 소상공인이 대다수였다. 일자리안정자금, 카드수수료 인하, 제로페이 등 지원책의 효과를 묻는 질문에 34.3%가 ‘전혀 없다’고 응답했다. ‘없다’도 32.6%에 달했다. 긍정적인 반응은 13.8%에 불과했다.
최저임금과 관련해서는 일괄적인 인상이 아니라 업종 및 지역별 차등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았다(60.4%). 최저임금위원회에 참여하는 소상공인 수를 늘려달라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22.0%). 최저임금 인상폭을 정할 때 물가상승률, 경제성장률 등 객관적 지표를 바탕으로 산정해달라는 의견도 14.9%였다.
내년도 최저임금은 ‘동결해달라’는 응답자가 79.3%로 가장 많았다. ‘경제성장률에 맞춰달라’는 의견이 17.7%로 뒤를 이었다. ‘예년 수준’은 2.3%, ‘10% 이상’은 0.7%였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이 많지만 최저임금 취지 자체에 공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업종별·지역별로 차등화하고 경기 지표 등을 반영하는 등 합리적인 인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