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후에 명백한 정치적 의도와 조작" 맹비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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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화웨이를 배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서방국가들을 "공정하지 않고 부도덕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2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주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순방한 왕이 국무위원은 25일 로마에서 기자들과 만나 화웨이에 대한 각국의 압박이 "국가 권력을 동원해 합법적인 사업체를 비방하고 모략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왕 국무위원은 "이 일의 배후에 명백한 정치적 의도와 조작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 이는 더욱 받아들일 수 없다"며 "모든 국가는 이 같은 불합리한 행태와 괴롭힘을 경계하고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모든 국가는 정보 보안을 지킬 권리가 있지만, 합법적인 기업 운영에 해를 끼치거나 무너뜨리기 위한 핑계로 안보를 이용할 수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업은 기업일 뿐이며, 기업의 생존과 발전은 시장에서 경쟁으로 결정돼야 할 것"이라며 "정부가 해야 할 일은 공정하고 정의롭고 투명한 기업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1일 화웨이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은 세계 최대 통신장비 제조업체로 성장한 화웨이 견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일본 등은 화웨이 장비에 도청과 정보 유출을 가능케 하는 '백도어'(back door)가 숨겨져 있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정부 통신장비 구매 등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고 있으며, 민간 통신기업들도 그 뒤를 따르고 있다.

영국의 브리티시텔레콤(BT)은 차세대 이동통신망인 5G 네트워크 건설과 관련해 핵심 장비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는 것은 물론, 이미 구축한 3G, 4G 네트워크에서도 화웨이 장비를 제거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최대 통신회사인 '오랑주' 역시 화웨이 장비 배제 방침을 밝혔으며, 독일 도이체 텔레콤도 이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세계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보다폰도 지난 25일 핵심 네트워크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중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