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간 정치적 갈등이 장기화돼 민간 교류와 경제 협력에 영향을 주는 일이 생겨서는 안 됩니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주기적으로 갈등이 반복되고 있는데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의원은 “한국과 일본은 이미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라며 “양국이 함께 이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은 이달 초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 11명과 함께 일본을 찾았다. 재일동포 단체인 재일본대한민국민단(민단)의 신년하례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악화 일로인 한·일 관계의 해법을 찾기 위한 목적도 있었다.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단 행사에는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회장 등 일한의원연맹 간부들도 참석했다.

그는 “양국 의원들끼리 어렵지만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헤쳐나가자는 공감대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대법원의 일제 강제징용 배상 판결과 관련해선 “일본에 한국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문제를 풀기 위한 대안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일본도 이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는 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 의원은 “양국 모두 냉정하고 차분한 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100주년을 맞는 3·1절 행사 등을 감안할 때 단기간에 관계를 정상화하기는 어렵지만 갈등이 증폭되지 않도록 상황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일 갈등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정치적 의도를 갖고 반한(反韓)·반일(反日) 감정을 부추기려는 시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미다.

강 의원은 “지난해 한·일 인적 교류가 100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펀더멘털은 탄탄해졌다”며 “이를 발전시켜 미래지향적 관계로 한 차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 비핵화를 통한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서는 공조가 필수적이라고 했다. 강 의원은 “지금의 갈등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역지사지의 자세로 양국이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심기 정치부장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