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띄우기 나선 폼페이오
구체적 진전에 대해선 언급 안해
"이미 좋은 일 생겼다"만 되풀이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 연설 후 위성 연결을 통한 문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DC 방문(17~19일)에서 대화에 진전이 있었다”며 “스웨덴에서 진행된 미·북 간 첫 실무협상(19~21일)에서도 더 진전이 있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북 대화의 진전을 강조하는 화법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전매특허’다. 그는 김영철과의 워싱턴 면담 하루 뒤 성명과 트위터를 통해 “북한 문제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미사일 관리’를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 20일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아 발표한 성과집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회담을 통한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시작을 대외 치적의 맨 앞에 내세웠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 역시 어떤 부분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있었는지에 대해선 언급이 없었다. 그는 “이미 좋은 일은 생겼다”며 북한이 핵·미사일 시험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되풀이했다. 낙관론에도 불구하고 폼페이오 장관 역시 “(향후 미·북 협상에서)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2차 미·북 정상회담 장소에 관해선 “말해줄 새 소식이 없다”고 함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비핵화 협상에서의 민간영역 역할론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금은 민간영역이 큰 역할을 하지 못하지만 우리가 비핵화 달성을 향한 상당한 조치를 마련하고 올바른 여건을 조성한다면 북한 주민에게 필요한 전기나 북한에 절실한 인프라 구축 등 뭐든 간에 그 배경에서 드러나는 것은 민간 부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의 대북 투자와 관련한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그는 지난 5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완전히 폐기하면 미국의 대규모 민간투자가 허용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