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고객이 대출을 받을 때 은행들은 고객에게 매긴 금리 정보를 구체적으로 알려야 한다.

은행 대출담당자나 본·지점 차원에서 고객의 정보를 고의로 빠트리거나 바꿔 입력하는 등 제멋대로 금리를 책정하면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마련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은행연합회, 금융연구원은 22일 이 같은 은행권 대출금리 산정 개선방안을 올해 1분기(1~3월)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특히 승진한 고객이 금리인하 여부를 물어볼 경우에도 수용 여부와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통보하고 알려줘야 한다. 다니던 회사에서 승진한 한 대출 고객이 은행 측에 금리인하를 요구했다면 '승진은 했지만, 연봉이 오르지 않았다면 신용도가 상승하지 않는다'와 같이 금리인하 여부를 정확히 통보해야 하는 것이다.

소득 증가, 승진, 자격증 취득, 재무상태 개선 등을 사유로 금리를 낮춰달라는 이른바 '금리인하요구권'에 대해 은행들이 수용 여부와 사유를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

이러한 개선방안이 마련된 배경은 2017년 금융감독원 검사에서 적발된 경남은행 등의 '대출금리 조작'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제 대출금리는 대출자가 제공·확인한 정보에 근거해 매기고, 산출 금리를 바꾸려면 합리적 근거를 갖춰 내부 승인을 받아야 한다.

대출자 관련 정보를 임의로 누락·축소하거나 금리를 높게 조정하는 경우 엄격한 내부통제를 거치도록 했다. 이러한 정보를 고의로 빠트리거나 바꿔 입력하는 것을 '불공정 영업행위'로 간주, 은행법으로 금지하도록 관련 시행령 개정이 추진되는 것이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