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것 채우는 M&A로 보수적 제약업계서 '승승장구'
휴온스글로벌의 전신은 1965년 윤명용 사장이 세운 광명약품공업이다. 치과용 국소마취제를 팔던 중소제약사다. 윤 사장의 아들인 윤성태 휴온스글로벌 부회장은 1997년부터 이 회사를 맡아 매출 60억원, 영업적자였던 회사를 매출 3254억원, 영업이익 607억원(2017년 기준)의 국내 10위권 제약사로 성장시켰다.

부족한 것을 메우는 인수합병(M&A)은 성장의 기폭제가 됐다. 그는 인수한 기업을 매번 알짜회사로 바꿔 놨다. 대표 사례가 휴메딕스(옛 에이치브이엘에스)다. 2010년 매출 50억원, 영업적자 20억원이던 휴메딕스를 사들여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00억원대 회사로 키웠다.

윤 부회장은 “신약 개발은 리스크가 크다”며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만들자는 생각으로 투자하다 보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분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혔다”고 했다. 그는 “연구력, 생산기반 시설, 마케팅 등 부족한 부분을 M&A로 메꾼다”며 “기업 인수 후 점령군이 아닌 조력자가 되기 위해 파견 인력을 최소화한다”고 했다. 의료용기를 만드는 휴베나(매출 199억원), 소독제 제조회사 휴온스메디케어(174억원) 등도 M&A로 휴온스글로벌의 자회사가 됐다. 휴온스글로벌이 주력 사업 영역이었던 국소마취제, 점안제 외에 필러,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힌 비결이다.

부족한 것 채우는 M&A로 보수적 제약업계서 '승승장구'
시행착오도 있었다. 사료첨가제와 악취제거 기술을 가진 바이오토피아를 2016년 인수했지만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악취제거 제품 출시 후 클레임이 많아 결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는 “전문가들이 참여한다고 해도 짧은 시간에 기술을 정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휴온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2017년 생리식염주사제 제네릭(복제약) 품목 허가를 받았다. 한국산 주사제로는 처음이다. 미국 기준에 맞춰 공장 생산설비를 갖췄기에 가능했다. 국내에서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가장 많이 파는 회사가 됐다. 의약품위탁생산(CMO) 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세계 점안제 매출 1위인 미국의 알콘, 일본 매출 1위인 산텐이 휴온스에 생산을 맡긴다.

차세대 성장동력은 보툴리눔톡신 제제인 휴톡스다. 2016년부터 동남아시아, 중동, 중남미 등에 진출하며 14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올해 리즈톡스라는 이름으로 국내 출시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기능 인증을 받은 발효허니부시추출물을 활용해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의약품도 개발한다. ‘메디컬 푸드’라는 새 시장을 열 계획이다. 윤 부회장은 “2003년 휴온스라는 이름을 지을 때 이스라엘 제약사 테바를 모델로 삼았다”며 “의약품, 의료기기 분야 성장 속도를 높여 테바, 독일의 바이엘처럼 키울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