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풀을 둘러싼 카카오와 택시업계의 갈등이 깊어진 가운데 카카오가 일부 택시업체와 공동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택시업계와 정보기술(IT)업계가 ‘상생 모델’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신생 택시업체 타고솔루션즈와 ‘택시산업 혁신을 위한 공동사업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3일 발표했다. 타고솔루션즈는 탑승객 수요에 맞는 고급 운송 서비스를 개발한다는 취지로 서울 지역 법인택시 사업자 50여 곳이 손잡고 만든 회사다. 승차거부를 원천차단한 ‘즉시배차 택시’와 여성 기사가 운행하는 ‘여성 전용 택시’ 등을 내놓을 예정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에 적용된 차량 호출, 배차 등의 기술을 타고솔루션즈에 지원하기로 했다. 타고솔루션즈는 소속 기사에게 친절교육을 의무화하는 한편 완전월급제 도입 등 다양한 처우 개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주환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는 “이번 협력을 시작으로 택시와 IT업계가 상생과 혁신의 가치를 동시에 실현할 수 있는 사업모델을 지속적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타고솔루션즈는 서울시에서 택시운송가맹사업자 인가를 받는 대로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요금은 기존 택시보다 2000~5000원쯤 비싸게 받을 전망이다. 현행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에 따르면 일반 택시가 웃돈을 받으면 불법이지만, 택시운송가맹사업자는 고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가로 미터기 금액 외 추가 요금을 받을 수 있다.

기존 택시업체들은 택시운송가맹사업자 제도에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타고솔루션즈가 면허를 받으면 전국 최초 사례가 된다. 오광원 타고솔루션즈 대표는 “승객에게는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택시기사에게는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타고솔루션즈는 지난해 9월 서울시에 신청서를 냈으나 인가가 계속 미뤄져 왔다. 승객 골라 태우기를 막을 ‘기술적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 때문이었다. 지우선 서울시 택시물류과장은 “취지도 좋고 요금 수준도 큰 문제가 없지만 기술적 측면에선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이것만 해결되면 곧 인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