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 칼럼] 無정년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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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두현 논설위원
일본은 1998년에 정년을 60세로 의무화했다. 2013년 65세로 늘린 뒤 지금은 70세로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고령화에 따른 인력난을 해결하면서 연금 등 사회보장비를 줄이기 위해서다. 일본 평균수명은 84세로 세계 1위다.
한국인 평균수명은 82.7세이고, 정년은 60세다. 국민연금을 받는 나이는 현재 62세(1957~1960년생)에서 2033년까지 65세(1969년생 이후)로 늦춰지도록 설계돼 있다. 최대 5년간은 소득도 연금도 없는 빈곤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이 ‘소득 공백’을 없애기 위해 정부는 2033년까지 정년을 65세로 늘리는 중장기 계획을 검토 중이다.
정년을 늘리는 데에는 찬반양론이 있을 수 있다. 건강하게 더 일할 수 있으면 좋다는 의견도 있고,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걱정하는 얘기도 있다. 최근에는 일할 수 있는 능력을 획일적인 나이로 재단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근로와 계약의 자유’를 개인의 판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정년을 아예 폐지하자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일한 만큼 받는 ‘생산성 연동 임금제’나 ‘정년 후 연장근무제’ 등을 활용하자는 얘기다. 생산성이 높은 사람은 계속 근무하면서 회사에 기여하고, 성과가 나쁜 사람은 명예퇴직으로 내보내면 인건비 부담도 덜 수 있다. 미국과 영국 등은 이미 정년을 없앴다.
SK하이닉스가 ‘일 잘하는’ 엔지니어들에게 ‘무(無)정년’ 제도를 적용하기로 했다. 30년가량 기술을 익힌 베테랑들의 노하우를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LG디스플레이도 우수 인력의 연장근무제를 도입한 바 있다. 정년 연장이나 폐지는 생산인구 감소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올 3분기 출산율이 0.95명으로 떨어져 내년부터 인구 감소가 시작된다.
‘인류가 전혀 사용해본 적 없는 자원’이라는 노령인구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국가 미래와 경제 성장이 좌우될 전망이다. 육체 능력처럼 가시적인 힘은 젊을 때 돋보이지만, 지혜와 경륜 같은 무형의 자산은 나이가 들수록 더 빛난다고 했다.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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