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셧다운(폐쇄) 이슈, 파월 연준의장의 해임설 논란, 미 재무부의 은행 유동성 점검 등으로 주가가 급락, '블랙 크리스마스'를 보낸 미국 증시가 하루 만에 폭등세로 돌아섰다.

제롬 파월 중앙은행(Fed) 의장의 해임 논란을 불식시키려고 백악관이 진화에 나선 데다 연말 소비 호조까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되살아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26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086.25포인트(4.98%) 폭등한 22,878.45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가 하루 동안 1000포인트 넘게 뛴 것은 사상 처음이다. 지수 상승폭은 2009년 3월23일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았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각각 4.96%와 5.84% 폭등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들 지수의 상승폭 역시 2009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이날 미국 증시의 폭등세는 '트럼프의 힘'이 컸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지금이 미국 주식을 매수해야 하는 기회"라며 주식시장 달래기에 나선 데다 케빈 하셋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CEA) 위원장이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월 의장의 자리가 안전한가'라는 질문에 "100% 안전하다"라고 답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과 파월 의장이 새해 초 회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파월 해임설'을 진화하기 위해 백악관 차원에서 다각도로 움직인 것이다.

종목별로 보면 성탄절 연휴 기간 판매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힌 아마존 주가가 9.5% 폭등했다. 판매 악재로 하락세를 보이던 애플 주가도 7%대 급등세를 보였고 넷플릭스는 8.46% 올랐다.

대표 은행주인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도 각각 6%와 4%대 상승세를 보엿다. 나이키와 스타벅스도 각각 7.21%와 4.1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급락장에도 애플과 은행주의 비중을 늘려온 워런 버핏의 버크셔해서웨이A와 버크셔해서웨이B 역시 4.32%와 5.22% 뛰어올라 급반등에 나섰다.

미국 증시의 급등 덕에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심리가 살아나면서 국제유가도 반등에 성공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3.69달러(8.7%) 뛴 46.2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2년여 에의 최대 상승폭이다.

키움증권은 "국제유가는 여전히 글로벌 수요 둔화 우려와 공급 과잉 우려가 남아있으나, 1월부터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안이 시행될 것인 데다 OPEC이 추가적으로 공급 축소를 고려하고 있어 '공급 과잉' 우려는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