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앞선 의료와 제조업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한국과 우주자원 탐사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싶습니다.”

로버트 모세스 미국 항공우주국(NASA) 랭글리연구소 책임연구원(사진)은 지난 17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주산업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사람이 화성이나 달에서 직접 생활하는 데 필요한 자원탐사기술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모세스 연구원은 인하대에서 열린 우주산업 기초공동연구를 위한 국제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우주자원 탐사기술은 인간이 달이나 화성에서 생활하기 위해 필요한 공기, 물, 연료 등을 어떻게 만들어내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지 연구하는 분야다. 지구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신체 변화에 대응하는 의료체계 구축도 여기에 포함된다. 그는 “우수한 기술을 보유한 의료진, 정보통신기술(ICT)로 만든 의료장비, 4차 산업혁명 기술의 빠른 적용 등 한국 의료계의 장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한국 의료계는 의사결정 속도가 빠르고, 임상시험도 활발하기 때문에 우주의료 시장개척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모세스 연구원은 지난 14일 인하대병원 우주의학연구소를 방문해 화성 거주인들의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요소에 대해 병원 의료진과 협의했다.

그는 “한국은 자동차·반도체·제철·석유화학 등 중공업 분야를 여느 국가보다 빠르게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며 “이런 기술과 경험을 묶어서 우주탐사 기술에 접목하면 2020년 이후 민간인의 우주여행 시대가 열리는 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자동차·휴대폰·통신기술 등을 우주산업에서 사용하는 물체, 소재, 연료분야에 접목하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결과물을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주에서 필요한 것을 현지에서 직접 생산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그가 구상 중인 유인거주시스템의 외벽은 공기가 새지 않고 가벼워야 하기 때문에 직물로 만들어야 한다. 거주시설 안에는 현지에서 물과 연료를 만들어내는 장치도 갖춰야 한다. 그는 “이런 모든 기술은 NASA 단독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한국의 의료나 제조업 기술과 협력하는 공동연구 개발체제 구축을 희망한다”고 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jeff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