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북관계 해빙무드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금강산아난티 골프장.  /에머슨퍼시픽그룹 제공
최근 남북관계 해빙무드로 다시 주목받고 있는 금강산아난티 골프장. /에머슨퍼시픽그룹 제공
양극화, 기업회생, 남북한 화해무드….

2018년 골프장 회원권 시장을 관통한 키워드다. 회원제 골프장의 오랜 부실이 기업회생절차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정리되면서 바닥권 탈출과 전체적인 가격 상승이 이어졌다. 하지만 수도권과 부산·경남 지역의 인기 회원권으로만 매물이 집중되는 양극화가 한층 심화됐다는 분석이다. 남북 화해무드가 무르익으면서 유일한 북한 내 골프장인 금강산골프장 회원권도 덩달아 뜀박질을 했다.

‘마·창·아’ 뜨고 ‘상·파·타’ 지고

골프 회원권값 마론 43%·창원 41% 고공행진…상떼힐은 44% 추락
17일 골프장 회원권 전문 거래소 에이스회원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 초부터 11월 말까지 마론뉴데이와 창원, 아트밸리가 올해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인 ‘빅3’ 골프장 회원권으로 집계됐다. 충남 천안의 18홀 골프장인 마론뉴데이는 올초 3000만원에서 4300만원으로 43.3% 상승했고, 경남 창원의 명문골프장인 창원CC(18홀)가 9000만원에서 1억2700만원으로 41.1% 올랐다. 충북 진천의 아트밸리(18홀)도 5700만원에서 7000만원으로 22.8% 뛰었다.

마론뉴데이는 주채권자인 예금보험공사가 주도한 공매 진행이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현균 에이스회원권거래소 이사는 “회원권 채권이 이전엔 10~20% 정도만 보전되는 등 권리보장이 잘 안 됐지만 최근 들어 40~50%로 높아지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골프 회원권값 마론 43%·창원 41% 고공행진…상떼힐은 44% 추락
반면 전북 익산 상떼힐익산(-44.0%), 경기 안성 파인크리크(-23.6%), 제주 타미우스(-22.4%) 등은 올해 회원권 가격 하락 폭이 컸다. 상떼힐익산은 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이해당사자 집단 간 불협화음이 장기화하면서 실망매물이 늘어났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남북 화해무드에 금강산아난티 ‘반짝’

금강산아난티는 남북관계 수혜주로 장외시장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오른 종목으로 꼽힌다. 금강산아난티는 아난티그룹이 2008년 금강산 일대 165만㎡(약 50만 평)에 18홀 규모로 지은 복합 리조트형 골프장. 2008년 5월 회원 모집 직후 두 달 만인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 피격 사건으로 자산이 동결되면서 한때 휴지 조각 회원권이 됐다. 하지만 그룹이 계열 골프장인 아난티서울CC·세종에머슨CC·에머슨CC·남해아난티 등을 선불권 형태로 이용할 수 있게 열어주면서(준회원에서 회원으로 전환) 가격이 슬금슬금 오르기 시작했다. 한 골프장거래소 관계자는 “분양가 1700만원짜리가 6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1000만원까지 회복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올해 회원권 종합지수는 718.8(1월2일)에서 762.1(17일 현재)로 43.3포인트(6%) 올랐다. 이현균 이사는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는 내년에도 올해처럼 양극화와 개별종목 장세가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