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왕절개 출산 뒤 피부접착제로 봉합땐 합병증 줄어
제왕절개 출산을 한 뒤 의료용 피부 접착제로 봉합하면 실로 꿰매는 것보다 합병증이 적게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인양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교수(사진)팀이 제왕절개로 아이를 출산한 뒤 의료용 피부접착제로 봉합한 산모 209명과 봉합사로 피부를 꿰맨 산모 208명을 비교했더니 이런 결과를 확인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의료용 피부접착제로 봉합한 산모는 수술 부위 합병증 발생 비율이 3.4%로, 실로 꿰맨 산모(5.3%)보다 낮았다. 피부 흉터의 크기, 면적, 단단함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밴쿠버흉터지수를 이용해 두 산모군을 비교했더니 미용 면에서는 거의 차이가 없었다.

제왕절개는 산모 복부와 자궁을 절개한 뒤 아이를 꺼내는 수술법이다. 지난해 국내 출생아 2명 중 1명이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태어났을 정도로 흔한 수술이다. 그러나 수술에 대한 두려움과 분만 후 배에 생기는 흉터 때문에 제왕절개 수술을 꺼리는 산모도 많다. 수술 후 봉합을 할 때 감염 등 합병증이 생기면 흉터가 크게 남을 위험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대부분 수술 자국이 덜 남는 가로절개 수술을 많이 한다. 그러나 응급수술을 하거나 배를 크게 절개해야 하는 때는 배꼽 아래부터 치골 위까지 세로로 절개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봉합사로 꿰매 수술 부분을 닫으면 나중에 실을 빼러 병원을 다시 가야 한다. 이때 통증을 호소하는 산모가 많다. 만약 육아 등의 이유로 병원을 늦게 찾으면 감염되거나 수술 흉터가 생길 위험도 크다.

박 교수팀은 의료용 피부 접착제를 쓰면 이 같은 불편이 적다고 했다. 수술 부위가 아물면 의료용 피부접착제가 저절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실로 꿰매지 않고 붙이기 때문에 수술 시간이 줄고 흉터도 적다. 상처에 물이 닿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붕대로 감쌀 필요도 없다. 수술 후 바로 샤워를 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의료용 피부접착제 봉합이 외과 수술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지만 제왕절개 수술에는 드물게 적용되고 있다”며 “미용적으로 우수하고 합병증 위험도 줄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기존 봉합방법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켈로이드 피부처럼 상처 크기가 주변으로 확산하는 피부 체질인 산모는 피부접착제로 봉합하는 것이 더 유용할 것”이라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