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 “서두를 것 없다”고 했다. 북한은 16일 미국이 취한 대북제재와 인권 압박 사례를 거론하며 제재 압박으로 핵을 포기시키려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가 영원히 막힐 수도 있다고 으름장을 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많은 사람이 북한과의 협상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물어보는데 나는 항상 서두를 게 없다고 대답한다”고 했다. 이어 “그 나라(북한)는 매우 큰 경제적 성공을 할 아주 멋진 잠재력이 있다”며 “김정은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그의 주민을 위해 전적으로 그 기회를 활용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중간선거 직후인 지난달 7일 백악관 기자회견에서도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서두를 것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유도하는 동시에, 북한이 원하는 대북제재를 완화하기 위해서는 비핵화와 관련한 실질적 조치가 반드시 있어야만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한 외무성 미국연구소 정책연구실장의 개인 명의 담화에서 “싱가포르 조·미(북·미) 수뇌회담 이후 지난 6개월 동안 미국은 무려 8차에 달하는 반공화국 제재 조치를 취했다”며 “아연함과 격분을 금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미국은 ‘최대의 압박’이 우리에게는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라도 깨닫고 싱가포르 조·미 공동성명 이행에 성실하게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 북한 3인방에 대한 미국의 인권 제재에 북한이 공식 반응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한동안 침묵을 지킨 북한이 미국에 불만을 표출하며 공세를 재개한 것으로 보인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