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부가 오는 11일(현지시간) 예정했던 브렉시트(Brexit) 합의안 승인투표를 공식 연기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지난달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도출한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에 대한 의회 표결을 전격 연기했다. 투표를 하루 앞둔 10일 그는 의회에 출석, 예정대로 투표를 실시한다면 상당한 차이로 부결될 수 있어 이를 연기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달 영국과 유럽연합(EU)이 마라톤 협상 끝에 가까스로 합의문에 서명하면서 본격적 일정에 돌입할 계획이었던 브렉시트 절차가 다시 표류하게 됐다. 메이총리는 거취는 물론이도 정국이 또 한번 혼란에 빠져들 전망이다.

메이 총리는 "많은 하원의원이 유럽연합(EU)과의 합의안의 대부분을 지지하지만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에서의 '안전장치'(backstop)와 관련한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안전장치'가 없으면 브렉시트 합의 역시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향후 며칠간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말동안 몇몇 EU 회원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나눴고, EU 정상회의에 앞서 다른 회원국 정상들을 만날 것"이라며 "EU 이사회 및 집행위원회 지도부와도 만나 의회가 우려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U는 오는 13∼14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BBC 등 영국 언론들은 메이 총리가 표결 연기로 시간을 벌면서 의원들 설득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영국 의회의 비준 기한은 내년 1월까지다.

한편 브렉시트 합의안 표결이 연기됐다는 소식에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했다. 파운드화는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대비 파운드화 환율이 한때 18개월래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