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 규모의 경제 이끌었던 리더들 모두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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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혼게이자이신문은 26일 ‘규모를 추구했던 톱들의 퇴장’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자동차 업계의 덩치 키우기 경쟁을 주도했던 경영자들이 잇따라 업계를 떠나면서 자동차 업계의 한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이 주목한 자동차 업계 거인들은 곤 회장을 비롯해 올 7월 수술 합병증으로 급사한 세르조 마르키온네 피아트크라이슬러 전 CEO, 내년 5월 독일 다임러그룹 CEO에서 물러나기로 한 디터 체체 다임러 회장이다.

곤 전 회장도 1999년 경영난에 처한 닛산자동차에 부임해 3년 만에 비용 1조엔(약 10조원)과 부채 1조3000억엔(약 13조원)을 줄였다. 2만여명의 직원을 정리해고 해 ‘코스트 킬러’라는 별명을 얻은 뒤엔 생산대수 확대에 주력했다. 곤 회장이 이끌었던 르노·닛산 얼라이언스(르노·닛산·미쓰비시자동차 연합)는 지난해 생산대수 기준으로 독일 폭스바겐(1074만대)에 이어 세계 2위(1060만대)를 차지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율주행차 시대를 맞아 정보기술(IT) 업체와 전통 자동차 업체 간 연대가 강화되면서 전통적인 덩치 키우기는 구시대적 발상이 되고 있다”며 “때마침 규모의 경제를 지향해 온 리더들이 잇따라 퇴장한 것은 적잖은 의미가 있다”고 평했다.
한편 곤 전 회장 체포 이후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프랑스와 일본 간 신경전이 더욱 치열하게 이어지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경제장관은 프랑스 언론과 접촉에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톱은 프랑스인이 맡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사이가와 히로토 닛산자동차 사장은 이날 직원 설명회에서 “르노와 닛산 간 제휴관계가 대등하지 않다”며 앞으로 양사 간 관계를 재검토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