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가 비올라 데스몬드 얼굴…내주 시중 유통

지폐 초상 인물로 여성 흑인 운동가를 처음으로 새긴 캐나다 10달러 신권이 19일(현지시간) 공식 발매됐다.

케나다 중앙은행인 캐나다은행은 이날 스티븐 폴로즈 총재가 참석한 가운데 매니토바 주 위니펙의 캐나다 인권박물관에서 10달러 신권 발매 기념행사를 하고 내주부터 새 지폐를 시중에 유통한다고 밝혔다.

지폐에 새긴 초상 인물은 캐나다 최초로 흑인 인권운동을 실천한 고(故) 비올라 데스몬드 여사로 그는 지난 1946년 11월8일 노바스코샤 주의 한 극장에서 백인 전용 객석에 앉은 채 이석 요구를 거부, 이후 인권운동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데스몬드는 캐나다은행이 지폐 초상 인물로 새길 여성을 선정하기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모와 여론조사를 거쳐 지난 3월 선정됐다.

이날 가족들과 함께 행사에 참석한 데스몬드의 여동생 완다 롭슨(91)은 "인권과 평등을 위한 위대한 전진의 날"이라며 감격을 표시하고 그의 정신이 계속 이어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캐나다 통신이 전했다.

그는 "언니가 새겨진 첫 지폐를 액자에 넣어 보관할 것"이라며 "너무 기쁘고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롭슨 씨는 이날 새 지폐로 행사장인 인권박물관에서 데스몬드 여사가 자신의 인권 활동을 담은 공동 저서를 구매하고 이를 12살 난 손녀에게 선물했다.

당시 데스몬드 여사는 화장품을 만들어 주내 곳곳을 방문 판매하던 미용 사업가로 하룻밤을 머물게 된 핼리팩스에서 극장을 찾았다가 안내문을 미처 읽지 못하고 백인 전용석에 앉게 됐다.

곧 직원이 나타나 흑인석으로 자리를 옮길 것을 요구했으나 그는 이를 거부했고 결국 출동한 경찰에 체포돼 12시간 구류와 함께 벌금형을 받았다.

그의 행동은 노바스코샤주에 만연하던 인종차별에 정면으로 맞선 불복종 운동으로 평가받았으며 이는 미국 흑인 여성 인권운동가로 기록된 로자 파크스가 앨라배마주에서 버스의 흑백 차별 객석에 저항한 행위보다 10년 앞선 선각자의 용기로 여겨졌다.

데스몬드가 새겨진 10달러 신권은 처음으로 세로 디자인으로 만들어졌으며 뒷면에는 그가 자랐던 당시 핼리팩스 북부의 흑인 밀집 지역 지도를 담고 있다.

핼리팩스 북부상공인협회는 신권 발매를 기념하기 위해 이번 주 5일 동안 '비올라 축하'로 명명한 기념행사를 열어 데스몬드의 생애를 담은 창작 뮤지컬 등 축하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인권운동 토론회도 개최한다.
캐나다, 첫 흑인 여성 초상 새긴 10달러 신권 발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