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도 지방자치단체 못지않게 공무원 수 늘리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52개 정부 부처는 공무원 증원 인원을 작년보다 1.7배 가까이 늘렸다.

본지 10월15일자 A1, 3면 참조

김광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12일 행정안전부로부터 제출받은 ‘부처별 공무원 정원 요구·반영 현황’에 따르면 52개 부처는 올해 공무원 5만7613명을 늘리게 해달라고 행안부에 요구해 이 중 9117명을 승인받았다. 이는 작년 증원 승인 인원(3397명)보다 168% 급증한 수치다.

52개 정부부처, 봇물 터진 '묻지마 증원' 요구
작년 말 기준 현원 5875명의 고용노동부는 올해 7134명 증원을 요구해 703명을 승인받은 데 이어 내년에 2344명을 더 늘려달라고 해 599명을 증원시켰다. 이에 따라 고용부 현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2년 만에 1302명(22%) 급증한 7177명이 됐다. 2년간 늘어난 고용부 인력의 상당수는 근로감독관(953명), 산업안전감독관(147명) 등 기업을 관리·감독하는 자리였다.

현원이 2만364명인 국세청은 2년간 인천지방국세청 신설과 탈세 감시 활성화, 소규모 주택 임대소득 전면 과세 시행 등을 명목으로 정원의 40%에 가까운 7912명의 증원을 요구했다. 정원 3348명의 보건복지부도 이 기간 2556명을 더 뽑게 해달라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는 “대다수 부처가 자신들이 원한 만큼 증원 승인이 나지 않을 것을 알면서 무턱대고 많은 인원을 요청했다”며 “많이 요구할수록 더 많이 승인받을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지난 2년간 1000명 이상 인원이 늘어난 부처는 경찰청(7821명), 교육부(6390명), 우정사업본부(3008명), 고용부(1302명), 해경청(1084명) 등이었다. 법무부는 집행유예 제도 시행과 의료 인력 확충 등을 명목으로 올해와 내년에 총 1만4679명을 뽑게 해달라고 요구했고, 교육부도 2년간 1만4536명 증원을 요구했다. 김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 정책을 추진하는 틈을 타 대다수 부처가 묻지마 식 공무원 증원을 요구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