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는 기업인·문화계 인사들의 끼와 열정
한국경제신문 창간 54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이번 행사는 예술 창작에 뛰어든 경영인, 문화예술인의 새로운 도전과 열정을 엿볼 수 있는 자리다. 정상은 중앙그룹 회장을 비롯해 강석진 전 GE코리아 회장, 이청승 전 세종문화회관 사장, 박재영 한국건설안전기술사회 회장,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 유진 사카펜코리아 회장, 이긍희 전 MBC 사장, 신수희 기흥복지학원 용인어린이집 이사장, 이연숙 울산태연학원 이사장, 채영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장, 서양화가 윤혜연 씨 등 11명이 참여했다.
전문가 못지않은 그림 실력으로 당당히 2막 미술 인생을 연 이들의 작품은 하나같이 강렬한 원색 너머로 감성적 따스함과 창조적 에너지를 힘껏 뿜어낸다.
1991년 컴퓨터 사업을 시작한 정상은 회장은 서울 대흥동 이화여대 옆 본사 사무실에 차려놓은 아틀리에에서 20여 년간 갈고 닦은 그림 솜씨를 보여준다. 그는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해변의 석양을 바라보며 소곤소곤 이야기하는 모습과 노란 유채꽃밭을 화폭에 옮긴 근작을 걸었다. 2002년 GE코리아 회장으로 퇴임한 뒤 화가로서 제2의 인생을 사는 강석진 회장은 몽골 지역의 광활한 자연과 백두산 천지를 보고 느낀 감동을 부감법으로 옮긴 풍경화를 출품했다.
제주에 창조아카데미를 개설한 이청승 전 사장은 바다 그림을 들고나왔다. 젊은 시절 화장품 업체 한국폴라를 설립해 성공적으로 경영한 그는 제주 성산포 앞바다의 잔잔한 모습을 독특한 시선으로 화면에 옮겼다.
박해룡 고려제약 회장은 말 그림을 내보이고, 유진 회장은 무등산 단풍과 여수 돌산의 따뜻한 풍경을 차지게 그려낸 신작을 출품했다. 이긍희 전 사장은 사람들이 북적이는 전통시장 풍경을 드라마틱하게 포착한 작품, 이연숙 이사장은 다양한 꽃이 어우러진 야생의 이미지를 그린 작품, 신수희 이사장은 결혼식 모습을 담아낸 작품, 박재영 회장은 서울 도심에 앙상하게 서 있는 겨울나무를 회색으로 감칠맛 나게 묘사한 작품, 서양화가 윤혜영 씨는 여성의 기다란 목선을 살린 작품을 걸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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