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역 인근에 있는 82년 된 밀가루 공장이 민간기업 주도로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관이 아니라 민간이 사업비 마련부터 운영까지 모두 주도하는 도시재생사업 첫 사례다.

서울시는 1만8963㎡ 규모 대지에 건물 23개 동이 들어선 문래동 대선제분 영등포공장을 문화공간으로 재편하는 도시재생 구상안을 6일 발표했다. 이 공장은 1936년 설립됐다. 대선제분이 1958년 인수해 밀가루 공장으로 운영하다가 2013년 충남 아산으로 옮기면서 가동을 멈췄다.

82년 된 밀가루공장 '문화공장' 재탄생
서울시와 부동산개발업체 아르고스는 1단계로 전체 23개 동 중 14개 동을 카페와 레스토랑, 상점, 역사박물관 등으로 꾸민다. 정미공장을 기획전시장으로, 창고를 창업지원공간과 공유오피스로 활용한다. 사무동은 제분산업을 중심으로 서울 근현대산업사를 기록하는 전시관으로 꾸민다. 대형창고 건물엔 레스토랑과 갤러리 카페가 들어선다.

아르고스는 개발 과정에서 대선제분 공장의 원형을 최대한 유지·활용하기로 했다. 상징적 시설물인 원통형 사일로(곡물 저장창고)와 대형 창고 등을 리모델링·증축하는 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선제분 측이 역사적 건물을 보존하는 차원에서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르고스는 대선제분 창업주 손자인 박상정 대표가 운영하는 업체로 이번 사업의 시행사로 참여해 사업비를 부담하고 재생계획 수립부터 리모델링, 준공 후 운영까지 맡는다.

공장 재생을 위한 1단계 공사(8개 동)는 다음달 착공해 내년 하반기 완료된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