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업종을 둘러싼 대외 환경은 우호적이지 못하다. 텔레비전(TV)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가 지속되고 있으며 송출수수료 부담은 가중되고 있다. 홈쇼핑 업종은 TV를 기반으로 한다. 젊은 세대에겐 콘텐츠 플랫폼으로서 TV 중요도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과거엔 가구당 꼭 한 대씩 TV가 구비돼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TV가 없는 가구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TV는 더 이상 필수품이 아니다. TV의 빈자리는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과 유튜브가 장악하는 온라인 동영상 플랫폼 등이 채우고 있다. 이런 현상을 ‘코드-커팅(cord-cutting)’이라고 한다. 북미지역에서는 코드-커팅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다. 2015년 전체 북미지역 유료방송 가입자 중 OTT 가입자 점유율은 36.3%로 케이블TV 가입자 점유율(33.2%)을 넘어섰다. 2017년 말 현재 OTT 가입자 점유율은 46.1%다. 국내에서는 아직 코드-커팅 현상이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지만 안심하고만 있을 수는 없다.

TV 플랫폼의 경쟁력 약화 외에 생방송 중심의 TV홈쇼핑엔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의 성장도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에 따라 홈쇼핑 사업자의 TV 플랫폼 취급액(T커머스 제외)은 역성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T커머스를 제외한 2017년 TV부문 취급액은 전년 대비 1.7% 감소했으며 2018년에도 1.2% 감소할 전망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T커머스 사업자의 TV홈쇼핑 시장 가세에 따른 경쟁 심화, 인터넷TV(IPTV) 사업자의 유료방송 시장 경쟁력 강화로 홈쇼핑 사업자의 송출수수료 부담은 더욱 커지는 실정이다. 지난해 TV홈쇼핑 7곳의 송출수수료는 1조30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7.2% 증가했다. 올해도 5% 안팎의 송출수수료 인상이 전망된다.

각 홈쇼핑 사업자는 저마다 이런 부정적 대외 환경에 따른 경쟁력 약화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CJ오쇼핑은 콘텐츠 사업자인 CJ E&M과의 합병을 통해 CJ ENM으로 출범하면서 미디어커머스 회사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GS홈쇼핑은 모바일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영역을 지속적으로 강화해나가고 있어 모바일 이커머스 회사로의 진화가 기대된다. 현대홈쇼핑은 건자재 기업인 한화L&C 지분 100%를 3680억원에 인수하며 사업 지주회사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다만 주요 홈쇼핑 회사가 마련한 대안이 곧바로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다. 미디어커머스는 아직 형태가 가다듬어지지 않아 보이고 홈쇼핑 사업자의 이커머스 경쟁력인 TV 플랫폼 경쟁력은 약화되고 있으며 지주회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구성이 다른 지주회사에 비해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어렵다.

주요 홈쇼핑 회사가 제시한 대안을 완성할 수 있는 열쇠는 결국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이 될 것이다. 홈쇼핑 사업 특징은 다른 유통업과 달리 많은 설비투자(CAPEX)를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연간 500억~1500억원 수준의 잉여현금흐름(FCF)이 창출되고 있어 M&A 재원이 지속적으로 축적될 수 있다. 이를 잘 활용한다면 주요 홈쇼핑 회사가 제시한 대안이 점차 완성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2018년이 주요 홈쇼핑 사업자가 마련한 대안을 시장에 천명한 해였다면 2019년은 본격적으로 변화를 위한 전략이 시작되는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사업자의 변화가 투자자에게 충분한 공감을 얻는다면 그 결과는 자연스럽게 기업가치 상승으로 연결될 전망이다.

홈쇼핑 송출수수료 인상 부담…적극적 M&A 통한 경쟁력 강화가 관건
내년에는 2019년 송출수수료 인상률이 둔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최근 IPTV업계는 홈쇼핑협회와 IPTV협회 간 송출수수료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고, 송출수수료 개선에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직까지는 송출수수료 인상률이 둔화할 가능성을 구체적으로 예상하기 이른 시점이지만 인상률 둔화가 현실화한다면 2019년 홈쇼핑 사업자의 비용 축소에 따른 영업가치 상승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어 홈쇼핑 업종에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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