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민석 한온시스템 부사장 "車업계 위기에도 대형 M&A…5년 뒤 매출 두 배 늘 것"
한국 자동차 부품업계가 위기에 빠졌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판매 부진이 부품업계로 전이되는 모습이다. 올 상반기 상장 부품사 82곳 중 25곳이 적자를 냈을 정도다. 중소형 부품사는 줄지어 문을 닫고 있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도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는 부품사가 있다. 몸을 움츠리기는커녕 오히려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자동차 공조 전문업체 한온시스템 얘기다. 한온시스템에서 제품 생산 및 영업을 총괄하는 성민석 부사장(사진)에게 회사의 현재와 미래를 물었다.

▶한온시스템과 관련한 소식이 계속 들려온다.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수주(20억달러)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굵직한 M&A 이슈를 전할 수 있었다. 세계 3위 부품사인 마그나의 유압제어 사업부문을 인수했고, 차세대 배터리 개발업체인 솔리드파워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새로 투자한 회사의 기술과 한온시스템의 기존 핵심 기술을 융합하면 새로운 시너지가 창출될 수 있다. 미래자동차 시장에 선제적으로 뛰어든다는 의미도 있다. 중국에서는 합자회사도 설립했다.”

▶마그나 유압제어 부문 인수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

“한온시스템의 성장을 앞당기고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인수를 통해 현대차 및 포드 의존율을 74%에서 62%로 낮출 수 있다. 또 마그나의 유압제어 부문은 신차가 양산되기 2~4년 전 수주한다. 미래 매출을 사전에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안정적인 경영이 가능하다.”

▶친환경 자동차 시대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가.

“세계적으로 친환경차 수요가 커지고 있다. 한온시스템도 세계적인 환경규제 강화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은 열에너지를 관리하는 기업이다. 친환경차량의 성공 여부는 열에너지 관리에 달렸다. 당장 전기차 배터리에도 열을 내리는 기술이 필요하다. 친환경차 시대가 오면 한온시스템의 영역은 더욱 넓어질 것이다. 이런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R&D 인력이 2015년 990명에서 지난해 1170명으로 늘었다. 이번 마그나 유압제어 부문 인수로 340여 명의 R&D 인력이 추가됐다. R&D 투자금액도 지난해 2590억원이다. 연매출의 4.6%에 달한다.”

▶친환경차 전용 부품도 생산하고 있나.

“전동 컴프레서와 배터리 열관리 제품, 전동 워터펌프 등이 모두 친환경차 전용 부품이다. 최근 세계 각지 공장에서 이들 부품을 생산하기 위한 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추가 투자 계획을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중국에서 합작회사를 설립했고, 미국과 멕시코에 새 생산시설 및 R&D센터를 조성하고 있다. 슬로바키아 일라바와 헝가리 알바, 포르투갈 파멜라 등의 공장은 증설 중이다. 세계 각지의 R&D센터는 모두 규모를 늘리고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가.

“지난해 5조원 규모의 매출을 냈다. 최근 수주 실적을 감안하면 2023년에는 매출이 10조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이다. 미래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부품회사가 되는 게 최우선 과제다. 회사 인지도를 높이는 작업도 함께 하고 있다. 앞으로는 완성차 브랜드보다 내부 주요 부품의 브랜드가 더 중요해지는 시기가 올 수 있다. 자동차를 구매할 때 한온시스템 제품인지 아닌지 확인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