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성 발언들
“준비가 없으면 식당을 하지 말아야 한다.”
이번 국감의 최대 스타는 1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감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한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였다. 백 대표는 외식업계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 “우리나라는 외식업을 쉽게 생각한다. 누구나 겁 없이 준비해 시작하기 때문이다”고 일갈했다. 그는 본인이 골목상권을 어렵게 하는 원흉이 아니냐는 비판에 골목상권과 먹자골목을 구분해야 한다는 등 소신 있는 답변으로 국회의원들을 단박에 제압, 강한 인상을 남겼다.
“심지어 성인용품점에서 용품을 샀다”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립유치원의 비리 실태를 고발하며 이런 내용을 폭로했다. 박 의원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의 감사로 5951건의 비리가 적발된 1878개 사립유치원의 명단을 공개하며 올해 국감 최고 ‘이슈 메이커’로 이목을 끌었다.
“장군님의 명령을 어기면 처형될 수 있다는 경고통신을 하라”
지난 19일 국회 국방위 해군본부 국감에서 북한의 서해북방한계선(NLL) 인정여부를 두고 여야가 공방 중 나온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의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북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지난 14일 우리 측 함정을 향해 “우리 수역을 침범했다”고 경고 방송을 했다.
“언제부터 외교부 장관이 통일부 장관을 겸직했습니까?”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외교통일위 국감에서 이해찬 의원이 강 장관에게 5·24조치 해제 용의가 있는지 물었을 때, 강 장관이 “관련 부처와 논의 중”이라고 대답하자 이같이 지적했다. 야당이 북한 비핵화가 진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성급한 제재 해제라며 일제히 반발했다. 강 장관은 이후 자신의 발언을 부인했으나 한동안 논란은 지속됐다.
“소음으로 닥터헬기장을 없애는 나라는 전 세계에 없다”
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24일 국회 보건복지위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의 참고인으로 나온 이 교수는 “대통령도 나서 바꾸라고 했지만 안 바뀐다”며 응급환자 이송이 여전히 어려운 현실을 비판했다. 그는 “응급헬기 무전기가 안돼 카톡을 사용한다”고 덧붙여 네티즌들의 공분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기 계신 분 다 핫바지냐”
지난 11일 국회 교육위원회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한국당 홍문종 의원이 한 발언이다.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공론화 과정 질의에서 교육부가 공론화위에서 발표한 내용을 사전에 들어본 적이 없다고 밝힌 직후다. 공론화위가 의견을 수렴할 때 학생, 학부모, 전문가뿐 아니라 교육부 얘기도 들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하면서 나온 말이다.
“리 대표는 허수아비인가?”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외국계 IT기업들이 국내에서 매출은 많이 올리지만 세금은 적게 내고 있는 점을 성토하는 자리에서다. 매출과 이익 등을 질문하는 의원들의 질문에 리 대표가 계속 모르쇠로 일관하자 나온 말이다. ◆역풍 맞은 국감 행태는
“퓨마가 불쌍하지 않습니까”
김진태 한국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무조정실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에서 벵갈고양이를 철창 안에 넣어 국감장에 갖고 왔다가 여론의 비판을 받았다. 오히려 김 의원이 동물학대를 했다는 비판을 받게 된 것. 그는 9월 18일 대전동물원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와 관련해 정부의 과잉대응을 지적하면서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에게 “(퓨마가) 불쌍하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아시아게임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야구대표팀의 선수 선발 과정을 비판하려다 되레 빈축을 샀다. 손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아시아게임 우승이 뭐 그렇게 어려운 우승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증인으로 참석한 당시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은 사과를 하면서도 “선수 선발 과정에서 의혹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손 의원의 말이 전해지자 인터넷과 SNS를 중심으로 대표팀의 노력을 폄하했다며 1200만 야구팬들이 반발하기도 했다.
◆곳곳에서 웃음 자아낸 풍경도
“헤이 클로이~! 헤이 클로이~!”
“...”(무응답)
“내가 사투리를 쓰니까 서울 애가 못 알아들은 것 같다”
지난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 국감에서 박성중 한국당 의원이 야심차게 준비한 ‘이벤트’는 실패로 돌아갔다. 박 의원은 서비스용 로봇 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을 촉구하면서 LG전자의 인공지능(AI) 가정용 로봇 ‘클로이’ 시연을 펼쳤다. 하지만 경남 남해가 고향인 박 의원의 사투리 억양 섞인 영어를 클로이가 알아듣지 못하는 상황이 연출되자 한바탕 웃음이 쏟아졌다.
이인혁/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