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감사대상 15곳 모두 회계 부적절…각종 계약 '깜깜이' 진행
노래주점 결제, 경조사비까지…울산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공개
올해 종합감사를 받은 울산 사립유치원 15곳은 모두 예산·회계를 부적절하게 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원장이 유치원 회계를 사적인 목적에 사용하거나, 아무런 증명자료 없이 각종 공사나 거래를 계약하는 등 유형도 가지가지였다.

울산시교육청은 지난 8월 시행한 15개 사립유치원 종합감사 결과를 25일 오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15개 유치원은 모두 경고, 주의, 시정 등 처분을 적게는 2건에서 많게는 8건까지 받았다.

시교육청은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만한 중대한 지적사항은 없었다"고 밝혔지만, 학부모들은 절대적으로 중대하게 여길 수밖에 없는 부조리들이 잔뜩 적발됐다.

자운영유치원은 교육비 통장에서 개인 차량 유류비 명목으로 348만원이 집행된 사실이 드러났다.

또 2015∼2018년 수십 건에 해당하는 지출결의서에 아무 증빙자료를 남기지 않은 채 물품 구매나 공사 계약을 하고 대금을 지급했다.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원감 계좌에 14회에 걸쳐 510만원을 이체하고도 객관적인 자료나 증거 서류를 남기지 않았다.

송정유치원은 유치원 운영에 필요한 경비 1억8천500만원을 개인 신용카드로 집행한 뒤, 해당 금액을 유치원 회계에서 개인계좌로 이체했다.

개인 급여에서 원천징수해야 하는 27개월 치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494만원과 역시 원장 개인 자격으로 가입한 사립유치원연합회 회비 179만원을 모두 유치원 회계로 납부하기도 했다.

꿈동산유치원도 개인 비용으로 처리해야 하는 유치원연합회 회비 370만원을 유치원 예산에서 지출했고, 다른 유치원 교직원 경조사비나 적십자회비 등 39만원도 공금으로 처리했다.

서울유치원은 2014년부터 유치원 명의가 아닌 원장 개인 명의로 증권투자신탁 계좌를 개설해 노후건물 보수 명목으로 적립금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적립계획서를 매년 보고하거나 승인받지 않았고, 적립금 사용 때도 사용계획 승인을 받거나 결과 보고를 하지 않았다.

이안들꽃유치원은 유치원 회계로 노래주점 등에서 8회, 260만원이 부적절하게 집행된 사실이 적발됐다.

이 유치원은 교실과 복도 공사 등 18건의 시설공사를 하면서도 견적서와 공사내역서 등 증거가 되는 서류를 구비하지 않아, 공사가 적정하게 진행됐는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다.

원장의 유치원연합회 회비 500만원을 역시 유치원 회계로 지출했다.
노래주점 결제, 경조사비까지…울산 사립유치원 감사결과 공개
하늘소자연과학유치원은 재산세 납부 등에 877만원을 부적절하게 집행했고, 노후건물 보수 명목으로 보험상품에 가입한 뒤 적립금 1천690만원을 중도 인출해 통원차량 대금 등 다른 목적에 사용했다.

요요영재유치원은 교육비 통장에서 유치원연합회비나 재산세 등 387만원을 집행했고, 업무추진비 명목으로 694만원을 원장 개인계좌로 이체했다.

파랑새유치원은 조의금이나 재산세 등 390만원, 유치원연합회 회비 330만원을 유치원 회계로 처리했다.

이밖에 나머지 7개 유치원도 유치원연합회 회비를 유치원 회계로 지출하고, 각종 계약이나 대금 지급을 불투명하게 처리하는 등 각종 부조리가 적발됐다.

15개 유치원 감사결과는 시교육청 홈페이지(www.use.go.kr) 청렴한마당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전체 사립유치원을 대상으로 4년 주기로 한 번씩 종합감사를 하고 있다.

감사 지적사항은 유형별로 교무학사, 인사관리, 예산·회계, 시설관리, 행정 일반, 공직기강, 보수, 기타 등 8개 유형별로 나눠진다.

감사결과에 따라 원장 등에 대해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경고, 주의, 시정 등의 징계를 할 수 있다.

시교육청은 사립유치원 비리근절을 위해 내년부터 사립유치원 종합감사 주기를 현행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한다.

유치원별 감사 일수도 올해 2일에서 내년부터 3일로 늘리고, 감사 인력도 증원해 강도를 높인다.

지난 19일부터는 홈페이지에 사립유치원 비리신고센터 창을 만들어 운영에 들어갔다.

이 창을 클릭하면 익명 신고시스템으로 넘어가고 신고 글을 올리면 담당 공무원에게 통보된다.

시교육청은 신고 내용을 조사하거나 시민 감사관이 참여하는 특별감사를 벌여 처분하기로 했다.

앞서 2016년과 2017년 사립유치원 60곳을 대상으로 시교육청이 벌인 감사에는 30곳이 경고, 나머지는 주의 처분을 받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