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8일 경영에 복귀했다. 8개월간의 경영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빠르게 현안들을 처리해갔다.

복귀 사흘 만인 10일 롯데케미칼 등 화학 계열사 11곳을 롯데지주로 편입시킨 게 대표적이다. 롯데의 지배구조 재편 핵심 작업을 곧바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그룹 내 캐시카우로 성장했지만 롯데지주가 아니라 일본 롯데의 지배력 아래 놓여 있었다. 일본 롯데홀딩스가 지분 대부분을 보유한 호텔롯데, 롯데물산 등이 최대주주였기 때문이다. 이번 지배구조 재편으로 롯데지주가 롯데케미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3일 대규모 투자·채용 계획은 당초 연말이나 돼야 나올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하지만 신 회장은 이를 오래 끌지 않았다. 이왕 발표할 것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하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 계획을 내놓지 않은 롯데가 ‘정상화’됐다는 것을 알릴 필요도 있었다.

신 회장은 이날 오전 임원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일본으로 출장을 갔다. 일본 롯데홀딩스 임원들로부터 밀린 현안을 보고받고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한·일 롯데 통합경영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신 회장은 일본 출장에서 롯데홀딩스 주요 임원, 주주들을 만나 한국 롯데의 상황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은 오는 12월 초 그룹 인사도 계획대로 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각 사업부를 총괄했던 비즈니스 유닛(BU)을 재정비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